전신 건강 위협하는 미세먼지
잿빛 미세먼지의 계절이 돌아왔다. 외출을 자제하고 하루종일 공기청정기를 돌려도 숨을 쉴 때 몸속으로 들어오는 미세먼지를 완벽하게 막지는 못한다. 코를 통해 체내로 침투한 미세먼지는 폐를 거처 심장·혈관·뇌 등 온몸 구석구석으로 이동한다. 몸속으로 침투한 미세먼지는 전신을 순환하면서 건강상 문제를 일으킨다. 이런 이유로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2013년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미세먼지 위험성에 대해 알아봤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미세먼지는 크기가 작을수록 유해 물질을 더 많이 흡착해 독성이 강하고 체내 침투력도 뛰어나다. 입자 크기가 작아 체내에서 더 멀리 더 깊이 이동하고 더 많이 반응한다. 미세먼지보다 작고 가벼운 초미세먼지는 모세혈관과 맞닿아 있는 폐 깊숙한 곳인 세기관지 끝까지 침투한다. 코로 흡입한 미세먼지가 고작 1분만에 폐를 거쳐 혈관으로 침투했다는 연구도 있다. 초미세먼지는 이렇게 혈관을 타고 온몸을 순환하면서 곳곳에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미세먼지는 노출 그 자체로 전신 건강에 해롭다. 체내로 침투한 초미세먼지는 염증 반응을 촉진해 조직 손상을 유발한다. 폐·심장 기능을 떨어뜨리면서 천식·기관지염·심근경색·폐암 등 호흡기·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을 키운다. 천식 등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초미세먼지 농도가 10㎍/㎥ 증가할 때마다 증상 악화로 병원에 입원하는 비율이 18% 증가했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하루 평균 50㎍/㎥ 이상인 날은 10㎍/㎥ 이하인 날보다 급성 심정지 발생률이 13% 높았다는 연구도 있다. 결과적으로 고농도 초미세먼지에 오래 노출되면 각종 질환 발병으로 사망할 위험이 커진다.
비만도 높을수록 체내 파급력 커
특히 비만이라면 미세먼지에 더 주의한다. 미세먼지의 체내 파급력은 더 강력하다. 뱃살 내장지방이 미세먼지와 결합해 염증 반응의 강도를 키우면서 병적 변화를 가속화한다. 이를 확인한 연구도 있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진호 교수, 국립암센터 김현진 박사팀은 2006~2014년 서울대병원 건강검진센터에서 복부 컴퓨터단층촬영(CT)을 한 성인 남성 1417명을 대상으로 복부 비만 수준에 따른 대기오염과 고혈압의 연관성을 살폈다. 그 결과 복부 비만인 경우에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고혈압 위험이 더 컸다. 일반적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약 10μg/㎥ 증가하면 수축기 140㎜Hg 또는 이완기 90㎜Hg 이상인 고혈압 가능성이 약 1.3배 증가했다. 그러나 단면적 200㎠를 초과하는 복부 내장 지방을 가진 사람은 약 1.7배 더 늘어났다. 100㎠ 이하에서는 고혈압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복부 비만인 사람은 미세먼지에 똑같이 노출됐어도 폐활량이 더 감소했고 콜레스테롤이 더 많이 쌓였다. 간·콩팥 기능도 더 나빠졌다.
마스크 착용으로 노출 최소화해야
매년 심해지는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를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미세먼지 노출을 최소화한다. 한 번 체내로 들어온 초미세먼지는 제거하기가 어렵다. 가급적 노출을 피하는 것이 최선이다. 미세먼지 예보를 확인해 오염도가 높을 땐 가급적 외부 활동을 자제한다. 자동차가 많이 다녀 미세먼지가 심한 도로변보다는 한적한 길로 우회해서 다닌다.
어렸을 때부터 KF인증을 받은 보건용 마스크 착용을 습관화하는 것도 좋다. 미세먼지를 끌어당기는 특수 정전기 필터로 체내 유입을 막는다. KF 뒤의 숫자가 클수록 미세입자 차단 효과가 크다.마스크를 착용할 땐 얼굴에 잘 밀착시켜 틈이 생기지 않도록 착용한다. 외출 후에는 손·얼굴 등을 깨끗이 씻고, 양치질한다. 샤워로 머리카락 등에 남아 있는 먼지를 씻어낸다.
비타민B군 등 영양제나 과일·채소 등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식품을 먹는 것도 좋다.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세포 속 유전자가 손상되고 활성산소가 만들어지는 산화 스트레스 현상이 증가한다. 항산화 식품은 몸 안으로 이미 침투한 미세먼지의 공격을 막아 미세먼지의 체내 영향력을 상쇄시킨다. 수분 보충도 필요하다. 호흡기 점막을 촉촉하게 유지해 미세먼지의 침투를 막아준다.
환기도 중요하다. 초미세먼지는 실내에서 음식물을 조리하거나 청소할 때도 생길 수 있다. 환기를 소홀하면 실내 공기 오염도가 높아진다. 평소에는 오전·오후·저녁 하루 3차례 30분 이상 창문을 열어두는 자연 환기로 정체된 실내 공기를 바꿔준다. 굽거나 튀기는 요리를 할 때는 반드시 후드를 작동시켜 연기를 밖으로 내보낸다. 다만 미세먼지가 심할 땐 자연 환기 대신 공기청정기 등으로 환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