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교제살인 이어지는 ‘영장 기각’···경찰, 영장 신청 때 프로파일러 보고서도 낸다

2025-07-14

가스 배관 침입 살인 ‘윤정우 사건’ 계기

재범·스토킹 위험성 평가해 보고서 첨부

경찰이 스토킹이나 교제폭력 등 ‘관계성 범죄 가해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때 프로파일러(범죄분석관)의 ‘재범위험성 보고서’를 첨부하기로 했다. 구속영장이 기각돼 풀려난 가해자가 피해자를 살해하는 일이 잇따르면서다.

14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은 관계성 범죄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때 프로파일러가 재범위험성·스토킹위험성을 평가한 결과를 첨부해 법원에 제출하는 방안을 올해 12월까지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하거나 기각된 구속영장을 재신청하는 사건이 우선 적용 대상이다.

지난달 스토킹하던 여성을 살해한 ‘윤정우 사건’이 이번 조치의 계기가 됐다. 윤정우(48)는 지난 6월10일 대구 달서구의 한 아파트에 가스 배관을 타고 침입해 50대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이달 3일 재판에 넘겨졌다. 경찰은 범행 한 달여 전 그가 흉기를 들고 피해자를 위협한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됐다. 구속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스토킹·교제폭력 사건의 가해자는 주거지가 일정하고 별다른 전과가 없는 경우도 많아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구속영장을 발부하기 위해서는 주거가 일정하지 않거나, 증거를 인멸할 우려, 도망할 염려가 있어야 한다. 재범위험성은 구속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경찰이 재범위험성을 평가해 영장 신청에 활용하려는 것은 구속영장 발부를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관계성 범죄에서 재범의 위험성이 있다는 것은 같은 피해자에 대한 직·간접적인 위해나 협박이 반복될 수 있다는 뜻이다. 경찰은 이것이 수사에 가장 중요한 피해자의 진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다. 재범위험성이 있다는 것은 피해자의 진술을 왜곡해 증거인멸의 우려가 생길 수 있어 결국 구속 사유에 해당이 된다는 논리다.

경찰청 관계자는 “구속영장 신청 시 재범위험성을 평가하는 작업을 그동안 광범위하게 하지 못했는데, 시범 운영 기간을 통해 활성화할 예정”이라며 “피해자를 찾아 진술번복을 회유하는 것이 증거인멸 우려가 있는 행위로 법원에서 인정된 판결도 있어 재범위험성 평가가 영장 심사를 담당하는 법관에게도 유용한 판단 근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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