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P, 자산관리의 3요소

2025-10-29

빨강·파랑·노랑 세 가지는 색의 3원색이다. 자산관리 방법도 각양각색이지만 꼭 지켜야 할 요소가 있다. 세상 이치는 신기하게도 핵심 요소를 추리다 보면 세 개가 될 때가 많다. 자산관리도 3가지 요소로 압축된다. 세금(Tax)·인컴(Income)·구매력(Price)이다. 영어의 앞글자를 따면 TIP이다. 자산관리의 3원색(原色)이라 할 수 있다. 왜 자산관리 3원색이 되는지의 논리 연결은 구매력·인컴·세금의 순서로 설명된다.

첫째, 자산관리의 마지노선은 명목 원금이 아닌 실질 원금 즉 돈의 구매력을 지키는 것이다. 수익률이 최소한 물가상승률은 넘어야 한다는 뜻이다. 실질 원금 지키기는 말처럼 쉽지 않다. 물가상승률이 3%일 때, 1억원을 3% 이자를 주는 예금에 10년 놓아두면 이자수입은 통틀어 3000만원이지만 소득세와 물가 상승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392만원 손실이다.

실질 원금 줄지 않아야 하고

소득 나오는 수익형이어야

절세효과 큰 계좌 활용도 필수

실질 원금을 지키면 거기에서 나오는 배당도 실질 소득이 지켜진다. 이는 아주 중요한 특징이다. 투자 원금이 물가만큼 오르면, 배당수익률이 같은 경우 배당금도 물가만큼 오른다. 배당주 가격이 1만원인데 배당수익률이 3%라고 하면 배당금은 300원이다. 그런데 배당주 가격이 1만5000원으로 50% 오르면 배당금은 450원이 된다. 배당금도 정확하게 원금이 오른 만큼 오른다. 나무의 둥치가 커지면 가지도 커지는 법이다.

장기로 운용하는 각종 연기금들은 목표 수익률을 최소한 물가상승률 이상으로 둔다. 이를 달성하려면 예금과 채권만으로 어렵다. 국민연금의 경우 주식과 부동산 등의 자산이 60%를 차지한다. 개인들은 최근에 저금리로 인해 예금과 저축성보험으로는 실질 원금을 지키기가 만만치 않게 되었다. 일본은 1995년 제로 금리에 접어들면서 가계는 예금·연금에서 해외자산·배당자산으로 이동했다.

둘째, 개인들은 소득이 꾸준히 나오는 인컴(income) 자산을 가져야 한다. 금, 원유, 원자재, 재개발 부동산, 벤처 투자처럼 인컴이 나오지 않는 자산과, 주식이나 수익형 부동산, 채권처럼 인컴이 나오는 자산이 있다. 워렌 버핏은 인컴 자산을 일컬어 ‘상업용 젖소’라 불렀다. 개인의 자산 관리는 인컴이 나오는 자산이 중심(core)이어야 한다.

인컴이 나오는 자산은 장점이 많다. 자산을 팔지 않아도 자산가격이 오르지 않아도 인컴이 현금으로 들어온다. 인컴이 들어오면 자산 가격이 급락해도 그 자산을 급하게 싼 가격에 팔지 않아도 된다. 생활비를 마련하려고 매도 타이밍을 고민할 필요도 없다. 무엇보다 현금 흐름이 있는 인컴 자산은 투자 손실 위험을 줄여준다. 4% 임대수익률이 있는 부동산은 20년 동안 가격이 오르지 않아도 복리로 120%의 돈을 회수한다. 인컴 자산은 시간이 지날수록 인컴이 쌓이면서 손실을 줄여준다. 시간이 나의 우군(友軍)이 된다. 자산관리는 시간이 나의 우군이 되는 자산을 가져야 한다.

셋째, 인컴에 부과되는 세금을 줄이기 위해 자산을 절세 계좌에 담아야 한다. 배당이나 이자 소득은 2000만원이 넘으면 종합소득에 합산하여 과세하므로 단순하게 15.4% 세율에 끝나지 않을 수 있다. 퇴직 후 공적연금·임대소득 등에 금융소득까지 합산과세 되면 세후 소득이 낮아질 수 있다. 절세는 확실한 수익을 주므로 반드시 챙겨야 한다.

국가는 개인의 자산형성을 위한 인센티브로 절세 계좌를 허용하고 있다. 납입·운용·인출 세 단계에 걸쳐 세제혜택이 있다. IRP(개인형퇴직연금)와 연금저축은 연 납입액 900만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으며, 운용 중에 소득이 발생하더라도 세금의 원천 징수를 인출할 때까지 이연(移延)하고, 이후 돈을 인출할 때는 낮은 세율로 과세한다. 과세를 이연하는 효과는 장기 자산관리에서 ‘소리 없는 엔진’처럼 돈을 불린다.

절세 계좌는 매년 허용되는 납입액이 적어 보이지만 꾸준히 장기적으로 쌓으면 상당한 금액이 노후에 절세 자산이 될 수 있다. 일찍부터 절세 계좌를 통해 자산관리를 해야 하는 이유이다. 한편, 주식 종목에서 받는 배당에 세제 혜택을 받으려면 ISA(개인형저축계좌)를 이용하면 된다. 이 역시 과세이연·저율과세·분리과세 모두 된다.

기업에서 사람을 뽑을 때는 정직·지식·판단력·성품 등의 기준을 갖고 본다. 자산을 선택할 때도 기준이 있어야 한다. 각자의 투자 철학에 따라 여러 기준이 있겠지만 공통되고 근본적인 기준 셋을 고르라면 절세·소득·구매력이라 할 수 있다.

이제 자산관리를 할 때는 자신의 자산이 장기적으로 ①실질 원금과 실질 소득을 최소한 보전할 수 있는 것인지②꾸준하게 높은 인컴을 주는지③이들 자산이 절세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계좌에 배분되어 있는지 체크해보자. 남녀노소 모두에 적용되는 자산관리 팁(TIP)이다.

김경록 미래에셋자산운용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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