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면 쓸수록 기후위기를 가속하는 필요악이 있다. 우리나라 100가구 가운데 99가구가 사용하고 있다는 가전제품 에어컨이다. 해를 거듭할수록 역대 최고 기온, 역대급 폭염 소식이 들려오고, 기후위기를 넘어 기후재난으로 불리는 현실이지만 에어컨은 여름철엔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품이 돼버렸다. 하지만 에어컨을 펑펑 쓴다면 5년 뒤 우리가 살고 있을 미래는 ‘기후재앙’이라는 크나큰 부메랑을 맞게 될지도 모른다.

△에너지를 더욱 효율적으로…전주시에너지센터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난달 30일 전주시 에너지센터에서 만난 이현세 팀장은 “이동할 때를 제외하고는 건물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긴 만큼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과잉생산과 과잉소비로 초래된 기후위기 시대에 모든 자원이 그렇지만, 건물에서 배출되는 탄소를 줄여나가는 것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이 팀장은 머리로는 모두가 알고 있는 에어컨 실내 적정온도 유지하기, 안 쓰는 가전제품 플러그 뽑아두기, 엘리베이터 대신 짧은 거리는 계단 이용하기 등과 같은 일상생활 속 작은 실천이 지구를 살리는 일이라고 했다.

그의 말처럼 건물에서 에너지를 넘치게 사용하면 지구의 온도는 1.5도씩 상승하게 된다. 이 같은 현상이 반복되면 기후위기는 기후재난으로 다시 기후재앙으로 악화하는 일밖에 남지 않는다. 실제 기후위기 임계점이 가까워졌다는 경고음은 세계 곳곳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지난해 추석까지 이어진 무더위, 벚꽃 시즌을 앞두고 폭설과 우박이 쏟아진 일본, 스페인에 하루 동안 쏟아진 엄청난 양의 비까지 기상이변 현상이 이를 증명한다.

2022년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에너지전환을 목표로 문을 연 전주시에너지센터는 통유리창과 태양광 패널로 구성된 에너지 자립 건물이다. 태양광 발전을 통해 에너지의 3~40%를 충당하고 있어, 에너지 절약과 효율개선을 몸소 실천하는 에너지 분야 중간지원조직이다. 건물 에너지의 효율화와 그린 리모델링을 통한 탄소중립 실현에 주력하고 있다.

탄소중립 사회로의 이행을 위해 센터에서는 시민의식 개선과 정보전달 교육, 홍보활동 등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건물의 탄소 배출량 감소를 위해 사업과 정책 등을 수립해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발 빠르게 주도해 나갈 방침이다. 실제 건물에너지의 효율성 등을 진단하고 분석하는 사업을 발전시켜 탄소배출 저감에 실질적인 효과를 이끌어내겠다는 구상도 세운 상태다.
이 팀장은 “전주시에서 에너지 자립률을 높이기 위해 여러 형태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에너지센터에서는 지역에서 에너지를 자체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나가기 위한 준비를 하나씩 실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건강한 재생에너지 생태계 구축…전주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
에너지 자립 도시를 꿈꾸는 전주에는 미래 세대에게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를 물려주기 위해 햇빛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있다. 전주시민햇빛협동조합이다. 2017년 창립한 시민햇빛협동조합은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시민은 직접 생산시설을 갖추고, 그럴 수 없는 가구는 에너지협동조합에 투자해 에너지를 생산하는 방안으로 에너지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전주시 유휴부지였던 효자 배수지에 건립된 시민햇빛발전소 1호기는 발전 용량 100㎾ 규모의 태양광발전소로 연간 12만 4100㎾의 전력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34가구(4인 가족 기준)가 1년 동안 쓸 수 있는 양이며, 약 500그루의 나무를 심어야 처리할 수 있는 양의 이산화탄소가 줄어드는 셈이다. 출자한 금액에 따른 배당도 받을 수 있어 가정경제에 소소한 뿌듯함까지 덤으로 따라온다. 현재 시민햇빛발전소는 7호기까지 전주시 유휴부지에 건립된 상태이며 8호기는 오는 4월 완성된다.

지난달 30일 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 사무실에서 만난 박은재 사무국장은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경우 2020년 기준으로 80% 이상이 에너지를 생산하고 이용하는 데서 발생한다”며 “에너지 전환이 되지 않고서는 탄소중립으로 나아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에너지원을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에너지원으로 전환하는 ‘에너지전환’이 시급하다고 했다. 개개인의 생활 습관 변화만으로는 1.5도 지구 온도 상승을 막아내기에 충분하지 않기에 태양광 등의 재생에너지 확대가 구조적‧제도적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의 목적은 온실가스 감축만은 아니다. 습관과 인식을 바꾸고,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재생 할 수 있는 에너지 전환에 관심을 갖고 실천하는 것이야말로 협동조합 창립의 핵심일지 모른다.
박 사무국장은 “조합에서는 햇빛발전소도 짓지만 에너지전환박람회 포럼과 같은 각종 행사와 조합원 교육 등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며 “탄소중립의 필요성과 에너지전환에 대한 이해와 공감대를 키워야 재생에너지 확대에 가속도가 붙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인식이 바뀌면 결국 사회 전반에 탄소중립이라는 가치가 녹아들 것이라는 의미이다. 효과는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전주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이 창립됐던 2018년 조합원수는 113명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374명으로 늘어난 상태다.
그는 “지금까지는 에너지산업을 정부와 공기업, 대기업에서 독점했다”며 “이제는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를 우리가 만들어서 가까운 곳에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동체 의식을 높이고 탄소중립 문화를 형성해 나갈 수 있도록 조합에서도 계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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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 parkeun9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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