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LG家 윤관의 '탈세·병역회피·국적위조'를…남에게 알리지 말라

2024-11-29

윤관 재판, 이례적 비공개 1시간 진행

윤관의 역외 탈세, 이것뿐일까…에코프로머티·메지온 등 공방

"이번 재판은 비공개입니다."

"무엇을 더 감추고 가릴 게 있어서…"

지난 28일 오후 4시 서울행정법원 B204호 법정. 고(故) 구본무 LG 회장의 맏사위인 블루런벤처스(BRV) 윤관 대표가 강남세무서를 상대로 제기한 '100억원대' 종합소득세 부과처분 취소청구 소송의 6차 변론이 열렸다. 강남세무서 측 변호인이 윤 대표의 주장을 반박할 증거를 법정에 띄워놓고 조사하기로 한 날이었다.

앞서 강남세무서는 윤 대표가 사실상 국내 거주자임에도 2016~2020년까지 123억원에 달하는 종합소득세를 내지 않았다며 이를 윤 대표에 부과했다. 이에 윤 대표는 자신이 한국 국적이 아닌 데다 국내에 거주하지 않아 과세 대상이 아니라며 소송을 냈다. 하지만 이날 재판은 시작 10분 전에 갑자기 비공개로 바뀌었다.

이 사건을 맡은 제5부 재판부(김순열, 김웅수, 손지연)가 "예민한 인적 사항이 노출될 우려가 있다"는 윤 대표 측 변호인의 요청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결국 이날 방청객과 취재진은 법정에 들어가지 못했다.

헌법 제109조는 재판의 심리와 판결은 공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실제 앞선 5차례의 변론은 전부 공개였고 윤 대표에게 불리한 내용이 다수 언급되기도 했다. 윤 대표가 미국에서 세무 신고를 할 때 주거지를 '일본'으로 기재한 사실이 알려졌고, 납세 의무를 지지 않으려 한국에서는 '미국 거주자', 미국에서는 '일본 거주자' 행세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왔다. 윤 대표의 과테말라 국적 취득 문제가 쟁점으로 다뤄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윤 대표는 위조 서류로 병역을 피했다는 의혹도 사고 있다. 그래서 윤 대표의 이번 소송과 과테말라 국적 취득 의혹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도 다뤄질 정도로 큰 관심을 받았다. 강남세무서 측 변호인인 법무법인 가온의 강남규 대표 변호사가 "통상적이지 않다"며 아쉬워한 이유다.

과세당국 안팎에선 이번 재판 결과에 따라 윤 대표의 2020년 이후 소득에도 추가 세금이 부과될 수 있어 비공개 재판을 요구했을 가능성을 의심한다. 실제 이번 재판 결과에 따라 윤 대표가 향후 내야 할 세금은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다. 윤 대표는 그동안 BRV코리아라는 국내 고정사업장을 두고 실질적으로 해외 특수목적법인(SPC)에 대한 지배력을 행사하면서 '비거주자' 요건을 악용해 역외탈세를 시도해왔다.

당장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지분 투자 건이 있다. 업계에선 BRV가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지분 처분을 통해 거둘 차익이 1조원 중반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윤 대표의 성과 보수는 6000억원 수준이 되리라고 보고 있다. 여기에 부인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가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코스닥 상장사 메지온의 투자유치 건도 있다.

또한 BRV은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함께 2021년 상장을 준비하던 쓱닷컴에 1조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당시 투자는 윤관 대표가 추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이번 마지막 변론에서는 최근 고수익을 올린 에코프로머티리얼즈나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논란이 일고 있는 메지온 및 고려아연 주식 매각을 통한 이득에 대해서도 다툼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강 대표 변호사는 이에 대해 "BRV가 투자한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시세차익만 1조원이 넘고 여기에 성과급만도 6000억원이 넘을 것이라는 보도가 있고, 메지온과 고려아연의 시세차익, 쓱닷컴 이자수익도 크다"며 "이 막대한 수익에도 세금을 물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재판이 조세 정의 실현이라는 공익적 가치의 소송이란 점을 명확히 한 셈이다. 한편 이 재판의 선고는 내년 2월 6일 오전 9시 20분 서울행정법원 지하2층 B204호 법정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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