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원전 중심 성장전략에 증권사 "긍정적인데...아쉽다"

2025-03-31

인더뉴스 최이레 기자ㅣ현대건설이 공개한 중장기사업 비전에 대해 증권사들의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입니다. 특히 원전 건설사로 존재감을 보이겠다는데 높은 점수를 주고 있습니다.

다만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수립되지 않은 점은 아쉽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향후 현대건설이 제시해야 할 과제로 남을 전망입니다.

지난 28일 현대건설은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2025 최고경영자 인베스터 데이(CEO Investor Day)'를 개최, 에너지 전환 선도와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둔 중장기 성장전략 'H-Road'를 발표했습니다.

세부 전략으로 ▲에너지 트랜지션 리더 ▲글로벌 키 플레이어 ▲코어 컴피턴시 포커스 등을 제시했습니다.

현대건설은 수주와 매출을 올해 각각 31조원, 30조원에서 2030년 40조원으로 잡았고, 이중 에너지부문의 매출을 같은 기간 4800억원에서 5조3000억원으로 10배 이상 늘리겠다고 제시했습니다.

포화된 국내 주택시장을 벗어나 원전 건설사로 입지를 새롭게 다지겠다는 전략입니다. 이같은 목표를 위한 수주 기대감도 나오고 있습니다.

아이엠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설계를 수주한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 본계약 체결과 함께 스웨덴 원전 우선협상자 선정이 오는 12월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사우디아라비아를 필두로 ▲카자흐스탄 ▲아랍에미리트(UAE) ▲루마니아에서, 2027년에는 ▲슬로베니아 ▲남아프리카공화국 ▲튀르키예 등 2030년까지 연 3~4개의 원전 수주를 전망하고 있습니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번 발표를 통해 2030년까지 원전 중심의 사업포트폴리오 재편 계획을 명확히 설명했다"며 "발표 세션 중 '소형모듈원전(SMR)', '원전', '원자력'을 통합해 113번, '에너지' 역시 44번을 언급했다"고 전했습니다.

김세련 LS증권 연구원은 "대형 원전, SMR, 개발사업은 현대건설이 협업을 통한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수주 제안을 받거나 시공 이외에도 설계, 운영 등 적극적인 사업영역 확대로 마진 확보 측면에서도 유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향후 사업이 가시화되는 과정에서 주가는 재평가될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현대건설의 에너지 사업은 개화하는 신재생에너지, 그 중에서도 미국, 유럽의 선진시장을 타깃으로 한다는 점에서도 고무적"이라며 "상반기는 개선된 실적이, 연말에 가까울수록 불가리아 원전이 주가 모멘텀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강화된 주주환원정책도 선보였습니다. 현대건설은 올해부터 2027년까지 향후 3년간 총주주환원율(TSR)을 25%로 설정하고 최소 주당배당금(DSP)을 기존 600원에서 800원으로 높였습니다. 그러면서 별도 당기순이익 TSR 내에서 자사주 매입·소각도 탄력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대건설이 중장기 성장전략 및 주주환원정책을 내놓은 뒤 기관투자자들은 매수세를 보였습니다. 발표일인 이달 29일과 31일, 기관들은 현대건설 주식을 총 273억5100만원 규모로 순매수했습니다. 특히 연기금이 전체 50%가 넘는 147억1200만원 가량을 사들였습니다.

덕분에 현대건설 주가는 코스피지수가 3% 하락한 31일 급락장 속에서도 직전 거래일 대비 3.46% 오른 3만5900원에 정규 거래를 마쳤습니다.

다만 일부에서는 현대건설이 풀어야 할 숙제에 대해서도 지적했습니다. 우선 사업 단계별 성취도가 불분명한데 아쉬움을 나타냈습니다.

배세호 아이엠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이 원전 등 에너지사업, 도시정비사업, 복합개발사업 등 매출이 늘어나면서 매출규모 및 이익 레벨이 높아진다고 설명했지만 연도별 달성계획과 사업 부문별 목표 이익률이 제시되지 않아 가시성이 다소 떨어진다"고 진단했습니다.

더불어 사업리스크에 대한 언급이 없었던 점도 확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문 연구원은 "원전사업의 긴 시공기간, 해외 현지인력 컨트롤 문제, 높아지는 현지화 요구, 공급망 문제, 관세 등 다양한 리스크 속에서 충분한 시공 마진을 확보할 수 있을 지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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