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군 수거 대상’ 차범근 “울컥…내가 왜 거기 있나”

2025-02-20

차 전 감독 “50년 전에도 비슷한 일…마음 진정 안돼”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계엄군의 ‘수거 대상’ 명단에 오른 차범근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첫 입장을 내놨다. 그는 “황당하다”며 “모든 일이 빨리 정상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차 전 감독은 20일 서울 종로구 HW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7회 차범근축구상 시상식을 마친 뒤 취재진에 “축구만을 위해 살아왔는데 그 행복한 삶을 빼앗길 뻔했다”며 “하마터면 여러분을 못 만날 뻔해서 더욱 울컥하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축구가 아닌 다른 일에 관심과 욕심이 없고, 아는 것도 없다”며 여전히 마음이 진정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자세히 공개할 수는 없지만 50년 전쯤 비슷한 경우가 있었다”면서 “다 지나간 일이라 생각했는데, 이번에 또 그 일이 일어났다. 믿기지 않는다. 내 이름이 그 수첩에 왜 적혀 있는지 황당하고 깜짝 놀라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잘 지내고 있는데 예전에 받은 충격이 다시 떠올랐다”며 “아직 (내란 관련 재판 등이) 진행 중이라 마음이 가라앉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4일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의 수첩에 주요 인사 500여명의 명단이 ‘수거 대상’으로 기재돼 있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해당 명단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 방송인 김어준씨 등과 함께 차 전 감독도 포함돼 있었다.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의 메모에는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불러줬다는 정치인 ‘체포 명단’이 적혀있다.

한편 차 전 감독은 이날 시상식에서 축구 꿈나무와 지도자 22명에게 상을 수여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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