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윤 리츠협회장 "운영 규모 100조 돌파에도 아직 미흡...공적 투자 늘려야"

2025-04-23

'부동산투자회사법' 개정안 국회 통과… 제도적 기반 확충

리츠협회장 "더 많은 규제 완화로 투자 환경 개선 기대"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지난해 국내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가 도입 23년 만에 운영 규모 100조원을 돌파한 가운데, 투자 활성화를 위해선 추가적인 제도 완화와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3일 정병윤 한국리츠협회장은 서울 영등포구 한국리츠협회에서 열린 '2025년 4월 리츠 투자간담회' 개회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정 회장은 "지난해 제안된 부동산투자회사법 개정안들이 최근 국토교통위원회 소위원회를 통과하며, 리츠 산업의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며 "이번 개정안에는 프로젝트 리츠와 지역상생리츠 도입, 보고·공시의무 합리화, 1인당 주식 소유한도 적용 시점이 변경되는 등으로 투자 환경이 한층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리츠 시장의 과제로는 ▲리츠 합병 활성화 ▲공적 자금의 리츠 투입 ▲투자 배당금 분리과세 기준 상향 등을 주문했다.

현행법상 공모리츠는 공모 예외 리츠(연기금 등이 50% 이상 투자하거나 자산 70% 이상을 임대주택으로 보유한 사모리츠)와는 합병할 수 없어 리츠 시장 확대가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6월 발표한 '리츠 활성화 방안'을 통해 규제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나 아직 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 리츠는 공적 자금 투입 비중이 작아 시총 측면에서 뒤쳐진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예컨대 싱가포르는 국가 소유의 투자회사 '테마섹'(Temasek)을 통해 리츠 도입 초기에 대주주로 나서면서 적극적으로 시장을 이끌었다. 과세 측면에서도 90% 이상 배당 시 수입 전체에 대한 법인세 면제 등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면서 몸집을 키웠다.

한국보다 1년 늦은 2002년 도입했으나 지난해 6월 기준 시총은 약 89조원, 상장 리츠 수는 총 40개다. 한국에서 상장한 전체 리츠는 24개(지난달 기준), 시총은 8조3652억원에 그쳤다.

정 회장은 "일본은 리츠가 합병할 때 드는 비용을 공제하는 한편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익도 배당 가능 이익에서 공제하는 등의 혜택을 주고 있다"며 "싱가포르는 국부펀드(GLC) 등 정부 기관이 적극적으로 리츠 상장 협의체에 참여한다"며 해외의 성공 사례를 차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리츠 투자자가 받을 수 있는 분리과세 혜택의 매수금액 기준이 현 5000만원에서 2억5000만원 선까지 상향 조정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리츠 투자자는 15.4%의 배당소득세를 내야 하지만, 투자금 5000만원까지는 3년간 배당금에 대해 9.9%의 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 그러나 직접 증권사에 방문해 절세를 신청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어 이용률이 높지 않다.

정 회장은 "해외 리츠 흥행의 주요 요인으로 제시된 세제 혜택을 한국 방식으로 도입한 건데, 투자 기간도 길고 금액 기준도 낮은 데다가 각종 서식을 써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다"며 "투자금 상한선을 높이고, 투자 전용 계좌를 만들면 자동으로 분리과세가 될 수 있는 방식 도입이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리츠 시장에서의 제도 변화가 투자 활성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를 표했다. 그는 "이번 개정안이 시장 신뢰를 높일 것"이라며 "남은 절차도 순조롭게 진행돼 연내 개정안이 시행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chulsoofriend@newspim.com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