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비행기 타고 가.’
테니스계 대표 ‘금수저’ 제시카 페굴라(4위·미국)의 개인 전용기 호의가 화제다. 페굴라는 지난 3일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끝난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ATX오픈 대회 최종일 단식 결승에서 매카트니 케슬러(56위·미국)를 2-0으로 물리치며 우승했다. 지난해 8월 내셔널뱅크오픈 이후 7개월 만에 거둔 투어 통산 7번째 단식 우승이다.
페굴라는 이어지는 1000시리즈 대회인 캘리포니아주 인디언웰스에서 열리는 WTA 투어 BNP 파리바오픈에 출전할 예정이었지만 대회장을 떠나지 않았다. 영국 ‘BBC’는 5일 “페굴라가 인디언웰스까지 긴 여정을 앞두고 있었지만 동료들에게 캘리포니아로 바로 이동할 수 있는 개인 제트기를 함께 타기 위해 복식 결승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고 전했다.
단식에서 페굴라에게 진 케슬러는 장슈아이(중국)와 짝을 이뤄 복식 결승에도 올랐지만, 안나 블린코바(러시아)-위안웨(중국) 조에 1-2로 패해 준우승했다. 그러나 이들 선수들은 페굴라 덕분에 웃으면서 다음 목적지인 인디언웰스로 향할 수 있게 됐다.
‘BBC’는 “페굴라가 다른 선수들이 1263마일(약 2000㎞) 이동을 함께 할 수 있게 기다렸다”며 “그렇지 않았다면 다른 선수들은 댈러스나 휴스턴 공항으로 이동해 로스앤젤레스에서 환승해야 해 수요일 시작되는 인디언웰스 대회를 준비할 시간이 거의 없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장슈아이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페굴라의 전용기 사진과 함께 “선수들은 대회 직후 인디언웰스로 이동하는 법에 대해 (걱정하며)논의했다. 복식 결승이 끝나고는 비행기를 타는게 더 어려웠다”면서 “페굴라는 단식 결승이 끝난 뒤 이동해도 됐지만 기다려줬다. 정말 배려심이 깊은 사람”이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이어 숙소에서 맞은 아침 사진을 올리며 “캘리포니아의 아침을 볼 수 있게 해줘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페굴라는 한국계로도 잘 알려진 선수다. 그의 어머니 킴이 서울에서 태어나 1974년 미국으로 입양됐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페굴라의 부모인 테리, 킴 페굴라의 순자산은 76억달러로 한국 돈으로 환산하면 11조원이 넘는다. 전 세계 부자 순위 393위에 해당한다. 페굴라 부부는 미국에서 천연가스, 부동산,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하고 있으며 미국프로풋볼(NFL)과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버펄로 팀 구단주다. 페굴라 역시 선수 생활로도 성공적인 커리어를 걷고 있지만, 스킨 케어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