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오디 해봤니?” 감기약을 한 주먹씩…‘환각’을 판 대학생·고교생들

2025-09-02

해외직구로 국제우편에 숨겨 수천 정 반입

한번에 100정씩 과다복용…환각 즐겨

비공개 대화방서 복용방법 등 공유하며 관리

A씨(23)는 마약성 의약품을 과다복용해 환각상태를 즐기는 일명 ‘오디(OD·OverDose)’에 빠졌다. 그는 환각효과를 느끼기 위해 한 번에 100정까지 복용하기도 했다. 그는 세관의 조사를 받고 귀가한 당일에도 충동을 이기지 못하고 마약성 의약품을 다시 주문했다.

그가 복용한 약품은 ‘텍스트로메트로판’으로 흔히 복용하는 감기약이다. 하지만 일정량을 초과해 복용하면 환각상태에 빠질 수 있어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돼 있다. 코데인 역시 감기약이지만 과다복용시 의존성을 유발한다.

A씨는 2024년 3월부터 10월까지 총 17차례에 걸쳐 해외직구로 덱스트로메트로판 2020정과 코데인 168정을 밀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미국과 일본의 인터넷 쇼핑몰을 구입해 국제우편으로 해당 약품들을 밀수입했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비공개 단체 대화방에서 활동하면서 10대와 20대 또래들에게 마약성 의약품 밀수 수법, 환각 효과를 극대화하는 복용 방법 등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기도 했다. 또 복용 후 남은 의약품을 이들에게 판매한 혐의도 받고 있다.

세관 수사팀은 A씨 휴대전화를 포렌식하고, 진술을 받아 의약품 구입자 대학생 B씨(22)와 고교생 C양(10대)을 추가로 검거했다. 이들은 SNS 비공개 단체 대화방을 통해 OD관련 정보를 얻어 마약성 의약품을 밀수입·복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부산본부세관은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대학생 A씨와 B씨, 고교생 C양을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2일 밝혔다. 이들은 해외에서 처방전없이 구입할 수 있는 감기약을 밀수해 과다복용하는 방식으로 마약과 유사한 효과를 얻으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2024년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덱스트로메트로판 960정, 코데인 728정 등 마약성 의약품 1688정을 11차례에 걸쳐 밀반입해 복용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A씨가 세관에 검거된 사실을 알고도 밀반입을 이어갔다. 세관에 적발돼 1차 조사를 받은 뒤에도 다른 비공개 대화방으로 옮겨 활동을 이어가는 등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수사 관계자는 전했다.

C양은 지난 1~3월 덱스트로메트로판 450정, 코데인 756정 등 마약성 의약품 1206정을 밀반입해 복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C양은 중학생 때 SNS를 통해 ‘OD’를 처음 접했다.

이들은 익명성과 폐쇄성을 위해 대화방 참여 인원을 제한하고 ‘오디 중독 체크 리스트’를 만들어 구성원을 은밀하게 관리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환각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법 등을 SNS에 공유하고, 오프라인에서 술과 함께 마약성 의약품을 과다복용하는 ‘환각 파티’를 열기도 했다.

부산세관 관계자는 “해외직구 및 SNS 활성화로 마약류에 대한 정보가 10·20대 사이에서 쉽게 공유되고, 마약류에 처음 노출되는 나이 또한 점차 낮아지고 있다”며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된 ‘환각 놀이’는 심각한 마약류 중독과 형사처벌로 이어진다는 것을 반드시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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