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신구의 조화가 아름다운 도시다. 시청, 종각 방면은 고층 빌딩으로 가득 차 화려한 도시의 느낌이 많이 나지만, 가까운 곳에 덕수궁, 경복궁 등 문화재가 곳곳에 있어 우리나라 고유의 아름다움도 함께 느낄 수 있다. 안국, 경복궁역 방면은 우리나라 고유의 정취를 잘 살린 채로 유지되고 있는데, 급변하는 서울 도시 내에서 이러한 공간은 정말 귀하다고 느껴진다. 날씨가 좋을 때면 경복궁 근처는 내국인, 외국인 가릴 것 없이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경복궁의 아름다움에 대한 기대를 품고 경복궁을 방문했다. 이번에 방문한 경복궁을 중심으로 국립고궁박물관의 전시까지 소개하고자 한다.
경복궁 역사
서울특별시 종로구 세종로에 위치하고 있는 경복궁은 조선 건국 후 태조 때 창건한 조선왕조 법궁이다. ‘경복’의 이름에는 ‘새 왕조가 큰 복을 누려 번영할 것’이라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 경복궁은 백악산을 주산으로 넓은 지형에 배치됐고, 정문인 광화문 앞으로 넓은 육조거리가 펼쳐져 있는 한양의 중심이었다.
경복궁은 임진왜란(1592년)으로 소실됐는데, 그 이후 오랫동안 폐허로 있다가 조선 말기 고종 대에 이르러 재건됐다. 고종 대에는 건천궁, 태원전 그리고 집옥재 등이 조성됐는데, 그 중 건청궁 옥호루는 을미사변(1895년)으로 명성황후가 시해된 장소이기도 하다.
1910년 경술국치 후 경복궁은 일본에 의해 계획적으로 훼손되기 시작했다. 1915년 조선물산공진회를 개최한다는 명분으로 전각이 철거됐고, 1926년에는 조선총독부 청사를 지어 경복궁의 경관을 훼손했다.
일제강점기를 지나 19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경복궁의 복원 공사가 진행됐다. 조선총독부 청사를 철거하고 흥례문 일원, 침전 권역, 건청궁, 태원전 그리고 광화문 등을 복원해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현재 경복궁 내에 남아 있는 주요건물은 근정문 근정전 사정전 천추전 수정전 자경전 경회루 재수각 함화당 향원정 집옥재 선원전 강녕전 자선당 태원전 광화문 등이다.
광화문
광화문(光化門) ‘광화’는 ‘군주에 의한 덕화’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광화문은 다른 궁궐들의 정문과는 달리 돌로 높은 석축을 쌓고 그 위에 중층구조의 누각을 세워 성곽의 성문과 같은 격식으로 장대하게 지었다. 광화문의 높은 월대를 통해 건물의 위엄과 왕의 권위를 보여주고자 했음을 알 수 있다.
광화문은 세 개의 홍예문으로 이뤄져 있는데, 중앙은 왕이, 좌우는 왕세자와 신하들이 출입했다. 또한 문루(門樓)에는 종을 걸어 두어 시각을 알리는 데 사용했다.
광화문은 일제강점기에 조선총독부 청사를 지으면서 건춘문 북쪽으로 옮겼다가 한국전쟁 때 폭격을 맞아 문루가 모두 소실됐다. 이후 1968년 경복궁 정문의 위치로 다시 옮겼으나 나무가 아닌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복원하는 과정에서 제자리를 찾지 못했다고 한다.
현재의 광화문은 2010년에 원래의 모습으로 복원이 돼 현재까지 이르고 있다.
경회루
경회루의 압도적인 아름다움에 놀랐다. ‘경사스러운 연회’라는 뜻을 가진 경회루는 경복궁 침전영역 서쪽에 위치한 연못 안에 조성된 누각이다. 경회루는 뜻에 걸맞은 아름다운 장소로 경복궁에 간다면 빼놓지 않고 들러야 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그 떄문에, 경회루 앞은 사진 찍는 관광객으로 항상 붐빈다. 경회루 앞에는 카페도 있어 추운 겨울날 실내에서 커피 한잔하면서 경회루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다.
경회루는 왕이 신하들과 규모가 큰 연회를 열거나 외국 사신을 접대하던 곳이다. 연못에서 뱃놀이를 즐기고 경회루에 올라 인왕산과 궁궐의 장엄한 경관을 감상하는 왕실 정원으로 꾸몄다. 경복궁 창건 당시에는 작은 누각이었으나 태종 대에에 연못을 파고 지금과 같은 규모로 다시 만들었다. 그러나, 임진왜란 때 불타서 돌기둥만 남았고, 고종 대에 들어서 재건됐다.
관람 및 야간개장 정보
경복궁은 월마다 관람 가능 시간이 다르다.
1~2월, 11~12월은 09:00~17:00(입장마감 16:00), 3~5월, 9~10월은 09:00~18:00(입장마감 17:00) 그리고 6~8월은 09:00~18:30(입장마감 17:30)까지다. 그리고 정기휴무일은 화요일이나 정기휴일이 공휴일 및 대체공휴일과 겹칠 경우엔 개방하며, 그 다음날 휴무이므로 방문 전에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하고 가는 것이 좋다.
경복궁 야간관람은 티켓팅을 해야할 정도로 엄청나게 인기가 있다. 화려한 불빛으로 둘러싸인 경복궁은 황홀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고 한다. 경복궁의 야경을 관람하고자 한다면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하기를 바란다.
국립고궁박물관
경복궁 옆에 위치한 국립고궁박물관에서는 조선왕실과 대한제국 황실의 문화와 역사를 엿볼 수 있다. 왕실 유물의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보존과 복원을 통해 다양한 왕실 문화와 전시 유물을 관람할 수 있다.
국립고궁박물관에는 상설전시와 특별전시가 있다. 상설전시를 통해서 조선왕실, 대한제국의 역사와 문화의 전반적 이해가 가능하다.
국립고궁박물관의 2층에는 조선왕조의 상징물과 기록물 위주로 전시된 ‘조선의 국왕’실과 조선 5대 궁궐의 역사와 왕실 가족들의 생활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조선의 궁궐’, ‘왕실의 생활’실이 있으며, 1층에는 황제국의 선포와 근대 국가로의 전환을 살펴볼 수 있는 ‘대한제국’실과 전시실 로비에서는 순종황제와 황후가 타던 자동차(어차)를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지하에는 조선 왕실의 예술을 감상할 수 있는 ‘궁중서화’실, 왕실의 의례를 살펴볼 수 있는 ‘왕실의례’실 그리고 조선의 수준 높은 과학 문화의 역사를 볼 수 있는 ‘과학문화’실이 있다. 특별전시로는 1~3개월 동안 진행하는 비상설 전시가 있다.
고궁박물관은 지난해 최신 가상융합 기술을 활용해 재현한 ‘실감 화성, 디지털로 체험하는 8일간의 행차’ 체험형 디지털 전시 언론공개회에서 연구원이 가상현실(VR)로 구현된 전시를 진행해 이목을 끌었다.
현재는 ‘궁중음식, 공경과 나눔의 밥상’ 특별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전국의 백성들은 정성스레 준비한 제철 특산품을 나라에 진상했고, 궁궐의 요리사들은 진상 받은 신선한 식재료로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왕의 수라상에 올렸다. 궁중음식도 조선시대 문화를 이해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주제로, 특별전시에서도 빠질 수 없는 주제다.
국립고궁박물관 홈페이지의 특별전 홍보 자료를 통해서 대략적으로 전시 내용을 파악할 수 있으나, 직접 방문해 상설전시와 특별전시를 함께 관람함으로써 조선시대 역사·문화 이해의 폭을 넓히고 다채로운 체험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전국 곳곳에 우리 문화유산이 존재한다. 문화유산이 존재하는 곳을 따라 여행하는 것도 재미있는 전국 일주 방법이다. 직장인으로서 전국 일주를 하기에는 시간적 제약이 따르지만 가까운 곳에라도 가서 이색적인 경험을 한다면 삶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지않을까.
김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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