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티브 잉글리시] 잘못된 대문자 사용

2024-12-13

지난달 한국 외교부는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한국은 미국의 강력한 동맹국(Korea Matters to the U.S.)’라는 제목의 포스터 이미지를 올렸다. 한·미 동맹과 한국의 대미 투자 및 일자리 창출 등을 거론하면서 한국이 미국에게 중요한 이유를 담고 있다. 아마도 재선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을 요구할 경우에 대비해 한국이 미국 경제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고 국방에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기 위해 만든 것으로 보인다.

이 문서는 대한민국이 차기 트럼프 정부의 관심을 끌기 위한 것이며, 그 방법에 대해선 외교부가 필자보다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 문서는 전 세계가 볼 수 있도록 공개됐는데, 여러 이유로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매우 읽기 불편한 문서로 보인다.

우선, 문서 자체의 성격 측면에서 그렇다. 한 주권 국가가 다른 나라에 대놓고 구걸하듯이 이런 문서를 쓰는 것은 사실 이례적이다. 한국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작성된 것이지만, 어조는 정반대로 흐르고 있다. 한국이 필사적으로 미국의 관심을 끌기 위해 애쓰는 것처럼 보이게 하고, 독자로 하여금 무언가 불편한 기분이 들게 한다. 상대방에게 극도의 불편함이나 민망함을 느끼게 하는 상황을 묘사하는 영어 단어에는 ‘cringeworthy’가 있다.

신문사에서 일하는 에디터의 관점에서 봤을 때, 가장 큰 문제는 문서 내용이 표현된 방식이다. 한국의 여러 기관에서 제작된 영문 콘텐트에서 대문자 표기를 잘못 사용하는 경우를 종종 보는데, 이 포스터도 예외가 아니다.

헤드라인이나 부제목에서 대문자를 사용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1. 문장의 첫 단어와 고유명사만 대문자로 쓰거나, 2. 일반적으로 관사(a, an, the), 접속사(and, but, or, for, nor) 및 전치사(with, on, at, to, from, by)를 제외한 모든 단어를 대문자로 표기하는 방법이다. 두 가지 규칙을 한 문서에 모두 적용하면 안된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하지만 외교부가 공개한 문서 내에는 ‘These jobs provide the Highest Annual Salary for Americans among Asian Investors.’와 같이 곳곳에 대문자 규칙을 따르지 않는 문장들이 보인다.

이 문장 외에도 여러 대목에서 대문자를 사용해 핵심적인 내용을 강조하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부적절한 대문자 활용으로 독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문서의 완성도를 떨어뜨리고 있다. 영어 문장에서 대문자 사용은 매우 중요하다. 가장 안전한 방법은 첫 단어와 고유명사만 대문자로 쓰는 것이다.

짐 불리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 jim.bull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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