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가 아닌 ‘삼성 최형우’라는 소개를 받고 단상에 섰다. 역대 최고령으로, 개인 통산 8번째 황금장갑을 품에 안은 최형우의 표정은 만감이 교차했다.
최형우는 9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2025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지명타자 부문 상을 받았다. 프로 지명을 받고 9년이나 지나서 2011년에야 첫 골든글러브를 차지했는데, 어느새 8번이나 상을 받았다. 나이가 들어도 꺾이지 않고 꾸준히 리그 최고 타자로 군림했다. 지난해 40세 11개월 27일 나이로 최고령 수상 기록을 세우더니, 올해는 41세 11개월 23일로 자기 기록을 1년 만에 갈아치웠다. 최형우는 “나이라는 단어와 매년 싸우고 있는데, 작년도 올해도 뭔가 이겨낸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나 자신에게 뿌듯하다”고 말했다.
최형우는 황금장갑을 안아들고 “삼성 라이온즈 최형우입니다”라고 자기를 소개했다. 최형우는 지난 3일 원소속구단 KIA를 떠나 데뷔팀 삼성과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었다. 트레이드 이적 이후 9년 만의 복귀였다. 고민 끝에 팀을 옮겼고, 눈에 밟히는 후배들이 여전히 많았다.
최형우는 “KIA 동생들에게 고마움을 좀 전달하고 싶다. 길수도 있으니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양현종을 시작으로 고종욱, 김선빈, 김태군, 나성범, 김도영, 한준수, 김호령, 이창진, 정해영, 전상현, 조상우, 김도현 등 바로 직전까지 같은 유니폼을 입고 뛰었던 후배들의 이름을 한 명, 한 명 불렀다. 어느새 최형우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최형우는 고개를 떨구고 감정을 추스른 뒤 다시 후배들을 부르며 고마움을 전했다. 최형우보다 먼저 이적한 박찬호, 최원준, 이우성까지 챙겼다.
최형우는 “(후배들이) 전부 다 나한테 고맙다고 하던데 아니야 내가 그동안 더 고마웠어”라고 했다. 남은 후배들에게 전하는 진심이었다. 최형우는 “추억을 묻고, 각자 위치에서 열심히 하다보면 언젠가 좋게 만날 날이 오니까 각자 열심히 하자”고 했다..
9년 만에 다시 만나는 삼성팬들을 향한 인사도 잊지 않았다.
최형우는 “삼성팬들께 제가 돌아왔다고 말씀드리고 싶은데 나이를 너무 많이 먹고 왔다”면서 “나이 많이 먹었다고 하지만 걱정하지 마십쇼. 건강하게 잘 준비해서 후배들 잘 도닥이고 내년 좋은 성적 거두도록 하겠다. 감사드린다”고 다시 고개 숙여 인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