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차분하던 신민재, 첫 황금장갑 안고 아내 부르며 눈물 “감정이 올라오더라”

2025-12-09

시상식 전 인터뷰 때만 해도 긴장하는 표정 하나 없이 담담했는데, 막상 상을 받고 나서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LG 신민재가 생애 첫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2루수 부문 316표 중 282표(89.2%)를 쓸어 담았다.

신민재는 9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2025 KBO 골드글러브 시상식에서 2루수 부문 상을 받았다. 황금 장갑을 품에 안은 신민재는 “정말 뜻깊고 행복한 한 해였다. 팀은 통합우승을 했고, 골드글러브를 첫 수상했다”면서 구단 대표이사부터 단장, 감독, 코칭스태프, 팀 동료들까지 두루 감사 인사를 했다.

차분하게 말을 이어가던 신민재는 가족을 떠올리며 목소리를 삼켰다. 감정이 훅 올라왔다. 신민재는 “두 아이의 엄마이기 전에 한 여자로서 제게 정말 아낌없이 지원해주고 희생해준 아내에게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신민재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신민재는 수상 후 취재진과 만나 “두루두루 생각나는 대로 그냥 말을 했더니 잘 기억이 안 난다. 다시 보든가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아내 이야기를 하면서 눈물을 보였다는 말에 “감정이 올라왔다”고 했다. 이어 “글든글러브로 한 해를 정말 기분 좋게 마무리하는 것 같다. 한 번 정도 더 이 상을 받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사실 이 상 한 번 더 받는 것보다도 우승을 더 하고 싶다. 2023년 우승하고 한 번 더 하고 싶었는데, 두 번 하고 나니까 백 번, 천 번 더 하고 싶더라”고 했다.

신민재는 오랜 무명 시절을 보냈다. 2015년 육성선수로 두산에 입단했다. 2018년 2차 드래프트 때 LG로 팀을 옮겼다. 이후 조금씩 가능성을 보이더니 2023년 확실한 1군 멤버로 안착했다. 그리고 올해 드디어 국내 최고 2루수로 인정을 받았다. 그는 “주전으로 야구를 하고 싶다는 생각만 했지 어떤 구체적인 목표도 정하지 않았다. 1군에서 야구를 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매년 조금씩 성장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 밖에 안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신민재는 과거 자신처럼 아직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후배들을 향해 “지금 힘들더라도, (야구를) 그만두기 전까지는 조금이라도 더 열심히 하고 잘 버텨서 이겨내야 한다는 생각만 가지고 운동을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민재는 2주 전 아내와 함께 3박 4일 여행을 다녀온 뒤 바로 훈련을 시작했다. 휴식이 너무 짧지 않으냐는 말에 “쉬는 건 열흘에서 2주면 충분하다”면서 “이제 회복을 위해서 다시 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민재는 다음 달 바로 사이판에서 진행되는 국가대표 캠프에 참가한다. 신민재는 “(대표팀) 누구나 책임감이나 부담감은 다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상황이든 팀이 필요로 하는 대로 잘 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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