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SG 베테랑 투수 노경은(41)은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남다른 마음을 안고 참가했다.
노경은은 9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5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페어플레이상의 수상자로 선정됐다.
지난달 24일 열린 KBO리그 정규시즌 시상식에서는 멀끔한 모습으로 홀드왕을 수상했던 노경은은 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르고 나타났다. 머리카락의 새치도 듬성듬성 보였다.
노경은은 “염색도 안 하고, 수염도 안 밀고 왔다”라며 웃었다. 그 이유로 “정규시즌 시상식을 할 때 개인적으로 미용실에서 염색도 하고 했는데 별 차이가 없더라. 메이크업도 이번에도 해보려고 했는데 티도 안 날 것 같아서 ‘쌩얼’ 그대로 왔다”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2003년 프로 무대에 데뷔한 노경은은 한 번도 골든글러브를 수상하지 못했다. 이번에는 페어플레이상 수상자로 선정되면서 처음으로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참가할 수 있었다. 2001년 제정된 페어플레이상은 스포츠 정신에 입각한 진지한 경기 태도와 판정 승복으로 타의 모범이 되어 KBO리그 이미지 향상에 기여한 선수에게 주는 상이다.
노경은은 “어깨가 무거운 상이라고 생각한다. 10개 구단 선수들을 대표해서 받는 것이다. 솔직히 이전까지는 페어플레이 상이 있는 줄 몰랐다”라고 털어놨다.
자신이 선정된 이유로 “야구장에서 사건 사고가 없었던 걸 높게 평가해주신 게 아닌가”라며 “선배라고 화 내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해서 그런지 좋게 생각해준 것 같다”고 말했다.
노경은은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진짜로 한 번 와보고 싶었다”며 그간 자신이 안고 있던 소망을 밝혔다다. 그는 “수상을 안 하더라도 개인적으로 ‘꼽사리’로 껴서라도 한번만이라도 구경을 와보고 싶었다. 그동안은 명분이 안 되니까 못 왔는데 이제는 내 꿈을 이룬 것 같다”라고 감격해했다.
자신처럼 중간 계투 투수들도 골든글러브를 받을 수 있으면 기회가 생겼으면 하는 바람도 드러냈다. 노경은은 “선수들과도 계속 이야기가 나오는 부분이다. 투수 포지션에서 좀 세분화해줬으면 하는데 나중에 바뀌지 않겠는가”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내년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대비한 1차 캠프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한 노경은은 “마지막 국가대표가 될 수도 있는데, 어떻게든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후배들을 잘 다독거리면서 옆에서 많이 도와줘야겠다고 생각한다”라고 각오도 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