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랩
🏅 머니랩 라운드테이블
월가에서 가장 믿을 만한 투자 전문지로 꼽히는 ‘배런스(Barron’s)’는 매년 수차례 업계의 우수한 전문가들을 초청해 라운드테이블을 연다. 전설적인 투자 대가 피터 린치도 멤버였다. 그는 이 라운드테이블을 ‘주말의 골칫거리’라며 부담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만큼 심혈을 기울여 독자와 소통하는 자리였다는 의미다.
이번 회차에는 연기금 대표 매니저인 박진호 NH아문디자산운용 주식운용부문장(최고투자책임자), 수퍼개미 출신 백지윤 블래쉬자산운용 대표, 롱바이어스드(Long Biasedㆍ주식매수 비중 우위) 전략의 대표 매니저로 꼽히는 이한영 보고펀드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 해외 유수 연기금들의 선택을 받은 펀드매니저인 한상균 쿼드자산운용 부사장(가나다순)이 한자리에 앉아 한국 증시의 투자 기회를 찾는다.
라운드테이블은 총 2회에 걸쳐 연재된다. ▶1회 현재 한국 주식시장 전망과 투자 아이디어 ▶2회 조선·방위산업(방산)·반도체 등 섹터별 전망과 조기 대통령선거 수혜주 등을 다룬다.
지난해 한국의 큰 투자 테마는 ‘자산 이민’이었다. “국장 탈출은 지능순”이라는 자조 섞인 말과 함께 미국 주식투자 열풍이 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 뉴욕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에 투자했다면 23.3%의 수익을 냈겠지만, 코스피 수익률은 -9.6%였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전쟁, 높아진 밸류에이션(가치 대비 주가 수준) 부담 등으로 미국 주요 종목의 변동성이 커졌다. S&P500 지수는 연간 5.7% 하락하는 가운데, 코스피 지수는 6.2% 상승했다. 코스피 지수가 다시 2500선을 회복한 4월 23일 열린 라운드테이블에서도 참석자들의 의견은 하나로 모였다. 백지윤 대표는 “올해는 한국 주식에 전력투구할 만한 해”라고 평가했다.
그렇다면 어떤 종목을 사야 할까. 주식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건 좋은 종목을 싼 가격에 사는 일이다. 한상균 부사장은 “반값 할인 중인 명품백을 사지 못하는 건, 진짜 명품백이라는 확신이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번 라운드테이블 1편에는 코스피 시장 전망과 4인의 투자 아이디어가 포함됐다. 반값 할인 중인 명품백 같은 종목, 조기 대선을 앞둔 한국에서 주목해야 할 기업 등을 놓고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시장 변동성이 커졌다. 전문 투자자 입장에서 어떻게 대응했나.
백지윤 대표 : 포트폴리오를 크게 바꾸지 않았다. 다행히 국내 시장이 금방 반등한 것 같다. 최근에는 실적이 잘 나올 것으로 기대되는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종목과 대선 기대감이 있는 풍력발전 관련주인 씨에스윈드나 SK오션플랜트 등에 주목했다.
박진호 부문장 : ①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강화에 부합하는지 ②관세가 미국 경제를 둔화시킬 때 피해를 받는지 ③이런 이슈들과 무관한 섹터인지 여부를 판단해 대응했다. 조선, 방산, 엔터테인먼트 관련 주식은 늘렸다. 반도체와 자동차는 관세 피해 섹터로 봐 비중을 줄였다.
이한영 본부장 : 지난 3월 20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시작으로 4월 2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편관세 발표 등 개장일 기준 10일 동안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이 집중돼 있었다. 많이 오른 것은 팔고, 지난해 주가가 별로 오르지 않았는데 올해 좋은 수익률을 기대해볼 만한 종목으로 교체했다.
한상균 부사장 : 기본적으로 주식을 사면 3년 이상 보유하는 스타일이다. 미국의 관세 이슈는 지나가는 파도로 보고 있다. 특별히 관세로 인한 포트폴리오 조정은 없었다.
라운드테이블 참석자

박진호 부문장은 미래에셋투신운용(현재 미래에셋자산운용에 합병)에서 디스커버리’ 등 간판 펀드 운용을 도맡아 했다. 현재는 NH아문디자산운용에서는 1조원 넘는 ‘A연기금 가치주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연기금 펀드를 운용하는 만큼 밸런스 투자에 강점이 있고, 성장가치형 스타일을 추구한다.
백지윤 대표는 2018년 반도체 장비업체인 파크시스템스 지분을 5% 넘게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하면서 수퍼개미 반열에 들게 됐다. 2018년 블래쉬자산운용을 설립했다. 블래쉬자산운용은 대표 롱숏 펀드를 2021~2022년 연속 상위권에 올리며 시장에서 실력을 입증했다. 선호 주식은 성장 가능성이 높으면서 가격이 매력적인 가치주다.
이한영 본부장은 DS자산운용의 ‘한자펀드’ 시리즈를 성공적으로 이끈 한국의 롱바이어스드(Long Biasedㆍ주식매수 비중 우위) 전략 대표 매니저로 꼽힌다. 2020~2022년 3년 연속 대한민국 펀드 대상 ‘올해의 펀드매니저(사모부문)’를 수상했다. 2023년 보고펀드자산운용으로 옮긴 뒤 ‘보고 VOYAGE 일반사모투자신탁 펀드’를 새롭게 선보였다. 선호하는 주식은 산업의 밸류체인(공급망)을 지배하는 기업이다.
한상균 부사장 :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를 시작으로 미래에셋 홍콩법인, 일본계 스팍스 자산운용 등을 거쳐 쿼드자산운용에 최고투자책임자(CIO)로 합류했다. 노르웨이 국부펀드 등 해외 연기금들로부터 수천억원대 투자자금을 받고 있는 펀드매니저다. 선호하는 주식은 적정 가격에 거래되는 장기 성장주다. IT와 헬스케어 투자에 강점이 있다.
관세 정책은 어떻게 될 것으로 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