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달 초 갑작스레 사의를 표명한 송창현 현대차그룹 첨단차플랫폼(AVP) 본부장 겸 포티투닷 사장의 후임 인선이 예상보다 미뤄지고 있다. 최근 단행한 사장단 포함, 연말 정기 임원 인사에서도 공석으로 남으면서 미래차 전략의 퍼즐 완성이 해를 넘기는 모습이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외부 인사 영입과 내부 승진을 통한 발탁 사이에서 숙고를 거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격적으로 외부 인사를 영입하자니 제조업 중심의 조직 문화와의 ‘불협화음’이 재연될까 걱정스럽고, 그룹 문법과 관행에 두루 정통한 내부 인사를 앉히려니 지금도 더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로보틱스 등 분야에서 현기증이 날 정도로 빠르게 변신 중인 글로벌 트렌드를 못 따라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프트웨어 회사로의 과감한 변신을 위해 정의선 회장이 직접 공을 들여 영입한 만큼 그렇게 힘을 실어줬는데도 송 사장은 제조업 DNA가 견고한 ‘항공모함’을 효과적으로 견인하는 데 결과적으로 실패했다”며 “후임 선정을 놓고 조직 안정과 혁신 사이에서 그룹 차원의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급한 대로 그룹 총수인 정 회장이 나서 크리스마스 전날인 24일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포티투닷의 경기 성남시 본사를 찾아 변함없는 투자 의지를 천명하며 구성원들을 다독이고, 현대차 호세 무뇨스 사장 직속의 전략·투자실을 신설키로 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미래차 전환의 핵심 퍼즐 찾기 작업은 여전히 요원한 상태다.
이번 연말 인사를 통해 그룹 2인자인 장재훈 부회장의 어깨가 더 무거워진 건 이런 흐름과 무관치 않다. ‘핸즈프리’ 기술을 앞세운 해외의 자율주행 시스템이 잇따라 상륙하면서 국내 시장에서도 시선을 끌기 시작했다. 현대차그룹은 내연기관차도 잘해야 하고, 인공지능(AI)과 결합한 미래 모빌리티도 선점해야 하는 복합 과제를 안고 있다. 기존의 독일차에 더해 신흥 강자인 테슬라와 비야디(BYD) 등 미·중 브랜드의 수입차 공세로부터 내수 시장을 지켜야 하고, 미국의 관세 전쟁이 촉발한 보호무역주의에 맞서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는 한편, 현지 투자 및 생산도 늘려야 한다.
이 과정에서 그룹의 현재인 하드웨어와 미래인 소프트웨어의 화학적 결합은 필수다. 자율주행 고도화 등에 속도를 내면서도, 사업 부문 간 거중 조정을 통해 기존 조직 구성원들과 삐걱대지 않는 연착륙을 이뤄야 하는, 절대 만만치 않은 임무가 장 부회장 앞에 놓인 셈이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자율주행·SDV 분야에서 현대차그룹이 찾는 C-레벨의 인재 풀이 그리 넓지 않은 데다 그마저 테슬라, GM, 웨이모 등 글로벌 경쟁업체들도 인력 모셔가기에 바쁜 형편”이라며 “대부분의 조직이 연말 인사를 통해 내년 체제 정비를 위한 진용 구축까지 마친 터라 후임 선정 작업이 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위원은 이어 “SDV와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는 현대차그룹의 미래를 결정할 핵심 사안인 만큼 시간이 걸리더라도 최적의 인사를 찾는 데 집중하지 않겠느냐”고 분석했다.
![[AI의 종목 이야기] 베트남 전기차 업체 GSM 해외 IPO 추진](https://img.newspim.com/etc/portfolio/pc_portfolio.jpg)

![[Biz & Now] 최재원 SK스퀘어 수석부회장](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12/30/93195d7b-53a5-4129-8bb4-3cfbdd129244.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