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2016년 생산 'K3 차량'
엔진 과다 소모 車 무상 서비스
차주 “안내 받은 적 없다…황당”
예약 대기만 3개월…화재 불안
센터 “예약 순으로 수리 진행 중”
특정 시기에 생산된 기아자동차 K3 차량 일부에서 자체적 엔진 결함이 발생하는데도 제조사 측의 '조용한 무상 수리'가 이뤄져 소비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
게다가 차량 수리 서비스 이용 시 수개월이 소요, 엔진오일 부족에 따른 차량화재 위험도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인천일보 취재 결과 화성시에 거주하는 김모씨는 지난해부터 12만km가량을 탄 자신의 2015년식 K3 차량 엔진에서 쇠 갈리는 소음과 덜덜거림을 느꼈다.
지난해 11월쯤 김씨는 엔진오일 교체를 위해 수원시 한 서비스센터를 방문했고, 기간별로 여러 번에 걸쳐 점검한 결과 최근 해당 차량에서 엔진오일이 과다 소모되고 있다는 판정을 받았다.
서비스센터 측에 따르면 기아차는 2011년 12월1일부터 2016년 8월31일까지 생산된 K3 차량 중 '감마 1.6 GDI(가솔린 직분사) 엔진'이 장착된 차량에 한해서 '쇼트 엔진 무상 교환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해당 기간 생산된 모든 K3 차량 엔진을 무상으로 교체해 주는 게 아니라 엔진 과다 소모 등 현상이 있을 때 서비스센터에 방문 점검 이후 결함 판정이 나온 대상만 무상 수리가 가능하다.
준중형 세단인 K3 차량은 2015년 한해에만 41만6000대가 판매될 정도로 기아차 중 2번째로 인기가 많은 차종인데, 당시 기준으로만 놓고 봐도 수십만 대가 엔진 결함이 있는지도 모른 채 차량을 운행하고 있는 셈이다.
차량에 문제가 있음을 감지한 김씨는 결함을 판정 받고 무상 교체 수리를 접수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그는 기아차 측에서 관련 안내를 받은 적 없어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또 무상 서비스를 받기 위해선 직접 전화를 통해 예약해야 했는데, 3개월여 후인 오는 4월말쯤에나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김씨는 “수리를 받으려면 3개월을 기다리라는 건데 그동안 엔진오일이 부족해 차량 화재 등 고장이 날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서비스 이전까지 엔진오일만 잘 보충하라는 안내만 받았다”고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상에서도 소비자 불만은 이어지고 있다.
'gdi 쇼트 엔진 교체 받기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네요'라는 제목의 글을 쓴 A씨는 “2년전 산 첫 중고차라 엔진 교체를 받을 수 있는지 전혀 몰랐다”며 “본사에서 교체 판정을 일괄적으로 하는 게 아닌 서비스센터별로 제각각이어서 엔진오일이 빨리 닳는데도 판정이 제대로 안 나오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서비스센터 관계자는 “본사 방침에 따라 차량 엔진 무상 교체 기준이 정해졌고, 안내도 이뤄지고 있는 걸로 안다”며 “예약 순으로 무상 수리 서비스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혜진 기자 trust@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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