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영의 '실버 산업' 현황과 전망] <102> 복지용구부터 재가요양까지, 초고령사회를 이끄는 실버케어 혁신

2025-04-28

【 청년일보 】 한국 사회는 지금 '초고령사회' 진입이라는 전례 없는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5년이면 전체 인구의 20% 이상이 65세 이상 고령자가 될 전망이다.

이는 단순히 고령자의 숫자가 늘어나는 것을 넘어, 사회 전반의 시스템과 가치관이 근본적으로 재편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실버케어(Silver Care)'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고, 그 중심에는 복지용구와 재가요양 서비스의 혁신이 자리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고령자 복지는 주로 시설 입소 위주로 운영돼 왔다. 하지만 점차 많은 고령자들이 '삶의 질'을 중시하며, 가능한 한 오랫동안 자신의 집에서 독립적으로 생활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반면 기존 재가요양 시스템은 돌봄 인력 부족, 낮은 서비스 품질, 비표준화된 프로그램 등의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복지용구 역시 일률적인 제품 지원에 그쳐, 고령자의 실제 생활 환경과 필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 변화가 필요한 이유는 명확하다. 고령자의 '존엄한 삶'을 지키기 위해서는 실질적이고 세심한 맞춤형 지원이 절실하다.

복지용구는 단순히 보행을 돕거나 낙상을 예방하는 차원을 넘어, 고령자의 삶의 질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 복지용구 산업에서는 '개인 맞춤형' 제품이 주목받고 있다. 고령화 사회가 가속화되면서, 노인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스마트 헬스케어 제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AI 센서를 탑재해 낙상 가능성을 사전에 감지하고 경고하는 스마트 워커가 출시되어 주목을 받고 있다.

또한 개인의 체형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동 조정되는 맞춤형 전동 침대 역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동성 향상은 물론, 재활까지 고려한 다기능형 이동 보조기도 등장해, 노인 복지 분야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다. 기술의 진보가 단순한 편의를 넘어, 보다 안전하고 존엄한 노후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IoT 기술과 결합된 복지용구는 단순한 보조를 넘어, 사용자의 건강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위험 상황 시 보호자나 요양기관에 즉시 알리는 역할까지 수행한다. 복지용구의 진화는 고령자의 신체적 안전뿐 아니라, 심리적 안정감까지 높이며 '나답게' 살아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가고 있다.

재가요양 서비스도 이제 단순한 신체 활동 지원에서 벗어나, 보다 포괄적인 '생활 케어'로 확장되고 있다. 건강관리, 영양, 심리상담, 여가활동 지원, 주거환경 개선까지 재가요양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으며, 이를 위해 다양한 전문 직종 간 협업이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ICT 기반 재가요양 플랫폼이 등장해, 돌봄 일지를 자동 기록하고, 요양보호사와 가족, 의료진이 정보를 공유하며, 개인 맞춤형 케어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됐다. 이는 돌봄의 질적 향상뿐 아니라, 요양보호사의 업무 효율성까지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또한 '커뮤니티 케어' 개념이 확산되면서, 지역사회가 함께 고령자의 생활을 지원하는 모델이 주목받고 있다. 지자체, 의료기관, 복지기관, 민간기업이 협력하여 '집에서도 안전하고 건강하게' 노후를 보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초고령사회가 심화될수록 실버케어는 더욱 초개인화되고, 통합 플랫폼을 기반으로 진화해야 한다. 고령자 개개인의 건강 상태, 생활 습관, 주거환경, 심리적 특성까지 정밀하게 분석하여 최적화된 복지용구와 요양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또한 복지용구 공급, 재가요양 서비스, 의료 지원, 사회적 교류 프로그램을 하나로 연결하는 통합 플랫폼 구축이 요구된다. 이를 통해 고령자는 하나의 시스템 안에서 끊김 없이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고, 가족과 사회는 고령자의 삶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존엄 중심(Dignity-centered)'의 철학이다. 고령자가 단순히 보호받는 존재가 아니라, 마지막 순간까지 자율적이고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실버케어 혁신의 궁극적 목표가 되어야 한다.

초고령사회는 위기가 아니라, 새로운 기회의 시대다. 실버케어의 혁신은 우리 모두의 미래를 밝히는 일이기도 하다. 이제 우리는 보다 인간적인, 보다 섬세한, 그리고 보다 혁신적인 방식으로 고령자의 삶을 함께 디자인해야 할 때다.

글 / 장석영 (주)효벤트 대표

동탄 재활요양원 대표

효벤트 (창업 요양원/창업 주간보호센터) 대표

효벤트 웰스 대표

김포대학교 사회복지전공 외래교수

숭실사이버대학교 요양복지학과 외래교수

한국보건복지인재원 치매케어 강사

사회복지연구소 인권 강사

경희대학교 동서의학대학원 노년학 박사과정

경기도 촉탁의사협의체 위원

치매케어학회 이사

대한치매협회 화성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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