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교무류

2025-08-10

유교무류(有敎無類)! 유명한 말인데 뜻풀이는 하나가 아니다. 성리학자 주희(朱熹)는 ‘가르치면 누구라도 본래의 선한 본성을 회복하여 선한 사람, 악한 사람의 유별이 없게 된다’라는 의미로 해석했지만, 이와 달리 공자가 평등교육을 강조한 말로 여겨 ‘가르침에는 신분 차별이 없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하기도 한다. 필자는 후자의 해석을 옳게 본다.

가르침에 차별을 둔다는 것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귀한 신분과 받을 수 없는 천한 신분으로 나눈다는 뜻이다. 주자 성리학의 ‘성즉리(性卽理)’설은 ‘하늘이 내려준 천성(天性)이 곧 만물 운행의 이치이며 만인에게 내재하는 보편적 인간성’이라는 주장으로서 운명론적 차별을 바탕에 깔고 있다. 따라서 귀인과 천민은 각기 귀천의 운명을 타고났으므로 교육도 귀천에 따라 받을 수 있고 없고의 차별이 가능하다는 생각을 했다. 누구라도 가르치면 선한 마음을 회복할 수 있다고 하면서도 교육 수혜의 기회에는 차별을 둔 것이다. 이러한 성리학의 영향으로 조선 사회는 양반 남자들만 교육을 받고 천민과 여성들은 거의 교육을 받지 못했다. 공자는 진즉에 이런 불평등을 염려하여 ‘유교무류’를 말했으리라. 어느 구름에서 비가 내릴지 모른다. 그래서 교육은 평등해야 한다.

김병기 서예가·전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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