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그때 그 오타니'…2년 전 '패자' 토론토가 다시 마주한 이름

2025-10-22

앳킨스 단장 "인생에서 가장 힘든 순간"

슈나이더 감독 "대통령을 영접하는 줄"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미국프로야구 월드시리즈에서 맞붙는 LA 다저스와 토론토는 2년 전 스토브리그에서 단단히 앙금이 쌓인 사이다.

2023년 겨울 두 팀은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 오타니 쇼헤이를 놓고 정면승부를 벌였다. 결과는 모두가 아는 대로 다저스의 완승. 오타니는 당시 사상 최대인 10년 7억 달러(약 1조 원) 계약서를 손에 쥐고 로스앤젤레스로 향했다.

MLB닷컴은 22일(한국시간) "토론토는 그해 오타니를 잡기 위해 전력을 다했지만, 그 패배는 구단 역사에 남을 비극으로 기록됐다"고 회상했다.

오타니 영입을 지휘했던 로스 앳킨스 토론토 단장은 "오타니 측으로부터 계약 결렬 통보를 받았을 때가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었다"며 "오타니에 대한 미움은 사라졌지만, 마음의 상처는 완전히 아물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만큼 토론토가 오타니에게 쏟아부은 정성과 공은 컸다. 토론토는 당시 오타니가 비공개로 플로리다 더니든의 스프링캠프 시설을 둘러보고 싶다고 하자, 선수 전원을 내보내고 시설을 폐쇄했다. 선수들에게는 "구단 내부 회의가 열린다"고 둘러댔다.

검은색 SUV에서 내린 오타니를 맞은 이는 에드워드 로저스 회장을 비롯해 마크 셔피로 사장, 앳킨스 단장, 존 슈나이더 감독 등 구단 수뇌부였다. 슈나이더 감독은 "마치 대통령이 오는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오타니가 시설 곳곳을 돌아볼 때 구단은 숨을 죽였다. 그가 TV 화면에 훈련 중인 두 선수를 발견해 미간을 찌푸리자, 관계자는 "이들은 다른 구장에서 훈련 중"이라고 설명하며 수습했다.

클럽하우스에는 오타니 맞춤 유니폼, 그가 좋아하는 음료, 애완견용 선물까지 준비돼 있었다. MLB닷컴은 "누군가는 오타니의 주스 취향과 커피 브랜드까지 조사하도록 지시받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오타니는 토론토가 준비한 선물을 챙겨 떠났지만, 다저스와 사인했다. 이후 토론토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꼴찌로 추락하는 등 극심한 침체에 빠졌다. MLB닷컴은 "토론토는 혹독한 겨울을 보냈고, 2024시즌엔 구단 내부에서 생기를 찾기 힘들었다"고 묘사했다.

하지만 토론토는 리빌딩을 단행했고 올해 멋지게 반등에 성공해 1993년 이후 32년 만에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MLB닷컴은 "토론토는 지구상 최고의 선수인 오타니를 얻지 못했다. 그러나 야구는 농구가 아니다. 한두 명으로 이길 수 있는 스포츠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2년 전 FA 시장에서 패자가, 이제는 월드시리즈라는 최고 무대에서 오타니의 팀과 다시 만난다. 이 대결은 단순한 우승 트로피 싸움이 아닌 게 분명하다.

zangpab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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