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프랑스 등 유럽 9개국 9553명 여론조사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유럽인의 약 절반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유럽의 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몇 년 안에 러시아와의 전면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절반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10명 중 7명은 러시아의 침략을 받을 경우 자기 나라가 스스로를 방어할 능력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국제문제 전문지 르그랑콩티넝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클러스터17에 의뢰해 지난달 말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48%가 트럼프 대통령을 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는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폴란드, 포르투갈, 크로아티아, 벨기에, 네덜란드 등 유럽 9개국 시민 9553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클러스터17의 설립자인 장이브 도르마겐 몽펠리에대학교 정치학과 교수는 "이번 조사가 드러낸 것은 유럽이 불안에 떨고 있으며 자신의 취약성에 대해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침략으로 전쟁이 터질 확률이 높다는 응답은 전체적으로 51%였는데 9개국 중 폴란드가 77%로 가장 높았고, 프랑스는 54%, 독일은 51%였다. 상대적으로 러시아에서 멀리 떨어진 포르투갈과 이탈리아는 각각 39%, 34%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69%는 자기 나라가 러시아 침략에 맞서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 또는 "전혀 없다"고 답했는데, 그나마 방어 능력이 있다는 응답이 가장 높았던 프랑스도 그 비율이 44%에 불과했다.
유럽 시민들은 자기 나라가 유럽연합(EU)의 테두리 안에 남아 있는 것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는 응답자의 74%가 EU에 남기를 원한다고 답했는데 국가별로는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90%와 89%로 가장 높았고, 폴란드(68%)와 프랑스(61%)가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감과는 별개로 EU가 미국 정부를 상대로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타협'(48%)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이 나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