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033780)가 해외 사업 확장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지난달 ‘에쎄’를 출시하며 인도 시장에도 본격 진출했다. 14억 인구 대국이자 세계 최대의 소비 시장으로 불리는 인도 진출을 통해 올해를 해외 사업 성장의 원년으로 삼기 위해서다.

KT&G는 현지 유통 전문기업과 유통 계약을 체결하고 에쎄 등 프리미엄 담배군을 내세워 인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인도에서는 중산층이 빠르게 성장하고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해외 프리미엄 담배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KT&G는 올해 초부터 인도에서 ‘가짜 에쎄’를 적발하기 위한 작업에도 착수했다. 5월 말 인도 델리와 펀자브 등을 대상으로 진행한 현장 단속에서 위조 에쎄 담배 약 2만 갑과 갑포장지 등을 적발했다. 또 현지 로펌과 협업해 위조 담배를 판매하기 위해 상표권을 출원하려 했던 현지 업체 및 무허가 공장 등을 찾아내는데 성공했다. 이 같은 노력 끝에 인도 현지 법원은 5월 KT&G의 상표 등의 사용을 금지하는 가처분 명령을 발부했다.
KT&G는 에쎄 외에도 말보로와 던힐 등 위조 담배에 대한 대규모 단속을 지속하고 있으며 현재 위조 업체를 대상으로 민사소송도 진행하고 있다. KT&G 관계자는 “인도에서 유통되는 불법·위조 담배가 전체의 약 25~30%에 달하는 데다 정식 제품의 반값 이하로 판매돼 매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1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KT&G는 인도 등 해외 매출을 확대하면서 올해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7.3% 증가한 6조 3399억 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조 1888억 원 대비 약 10% 늘어난 1조 308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해외 궐련 사업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KT&G의 해외 궐련 매출액은 2022년 1조 101억 원에서 2023년 1조 1328억 원, 지난해 1조 4501억 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국내 궐련 매출액이 1조 6593억 원에서 1조 6779억 원, 1조 6491억 원으로 사실상 정체된 것과 대조된다. 올해 실적은 더욱 긍정적이다. 올 1분기 해외 매출액은 전년 동기(2918억 원) 대비 54% 가량 늘어난 4491억 원을 기록하며 같은 기간 93억 원 줄어들며 3736억 원에 그친 국내 궐련을 가볍게 제쳤다.
특히 해외 궐련의 경우 수량은 전년 동기 대비 23%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무려 312%나 증가하는 고무적인 성과를 냈다. 해외 시장에서 에쎄 등 프리미엄 제품이 큰 인기를 끌자 제품 단가도 적극적으로 인상했는데, 이 같은 효과가 실적에 바로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KT&G는 현재 135개국에서 담배를 판매하고 있으며 특히 아시아태평양 권역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높은 시장 점유율을 달성 중이다. 몽골에서는 에쎄 등 KT&G의 제품이 2023년부터 일본 담배 기업 JTI를 제치고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몽골로의 궐련 판매량은 2011년 3억 개비에서 2023년 23억 5000만 개로 늘어났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2021년 48억 4000만 개비였던 판매량이 2023년 96억 개비로 불과 2년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만도 42%의 증가율을 보이며 지난해 11억 개비 이상의 판매량을 달성했다.
KT&G 관계자는 “글로벌 사업 성과를 높이기 위해 지난해 아시아태평양·유라시아 권역에 사내독립기업(CIC)을 신설하고 각 CIC 본부에 전략실과 마케팅실 등도 구축하는 등 권역별 직접 사업 체계를 고도화했다”며 “올해 튀르키예와 카자흐스탄 공장이 각각 증설 및 준공된 데다 내년에는 인도네시아 신공장도 조성될 예정인 만큼 글로벌 생산 인프라를 통해 글로벌 사업 고도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