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는 법인부터"… '가상자산 허브' 홍콩은 달랐다

2025-02-20

[블록체인투데이 디지털뉴스팀] 뉴스1에 따르면 줄리아 렁(Julia Leung) 홍콩 증권선물위원회(SFC) 위원장은 지난 19일 가상자산 행사 '컨센서스 홍콩'에서 기관투자자들이 홍콩의 가상자산 업계를 주목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렁은 행사에서 "가상자산 업계에서 가장 원하는 건 기관투자자 자금일 것이다. 홍콩은 은행, 브로커 등 기관투자자들이 들어오면 신뢰를 가지고 투자할 수 있도록 투자자 보호 중심으로 규제를 마련해놨다. 기관투자자들이 그런 점에서 홍콩을 더 주목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SFC는 우리나라의 금융감독원 역할을 하는 기관으로, 금융당국의 수장이 직접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를 장려한 것이다.

개인 투자는 제한해도 법인은 장려…'가상자산 허브' 도약

최근 국내 금융당국이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를 단계적으로 허용하기로 하면서 해외 국가들의 관련 규제 동향도 주목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홍콩은 개인 투자자의 거래는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반면, 기관투자자의 투자는 적극 장려하고 있다.

홍콩에서 개인투자자는 정부로부터 가상자산거래플랫폼(VATP, Virtual Asset Trading Platform) 라이선스를 발급받은 거래소에서 7종의 가상자산에만 투자할 수 있다. 홍콩 당국이 인정한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테더(USDT), USDC, 아발란체(AVAX), 체인링크(LINK), 유니스왑(UNI)이 그 7종이다.

반면 기관투자자에 대해선 가상자산 투자를 폭넓게 허용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홍콩 당국이 비트코인 및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하면서 기관 자금도 더 유입되는 추세다. 이 같은 규제 환경을 활용한 다양한 파생상품도 생겨나고 있다. 예를 들어 홍콩 VATP 라이선스가 있는 거래소 '해시키 글로벌'은 지난해 비트코인 및 이더리움 10배 레버리지 상품을 출시했다.

이에 최근 홍콩은 2019년 정치 불확실성으로 싱가포르에 뺏겼던 '디지털자산 패권'을 다시 찾아오는 중이다. 점점 더 많은 기관들이 홍콩을 찾기 시작하면서다. 리테일(개인) 투자도 중요하지만, 산업 전체가 발전하기 위해선 기관의 진입이 중요하다는 공감대도 이뤄지고 있다.

우덕수 블록데몬 아시아 대표는 "사실 홍콩 리테일 시장은 몇 개 코인에만 투자할 수 있어 경쟁력이 떨어지기는 한다"면서도 "하지만 법인이 투자하기에는 너무 좋은 환경이다. 홍콩은 리테일도 진입할 수 있는 시장인데, 법인은 '당연히' 진입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종류는 제한적이지만 개인 투자자도 가상자산에 투자하는데, 개인투자자보다 훨씬 적격성을 갖춘 법인은 더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홍콩 당국의 입장인 셈이다.

줄리아 렁 위원장은 "홍콩은 이미 금융 중심지이지만, 향후에는 가상자산 업계에서 글로벌 허브가 될 것"이라며 "(가상자산 업계의) 많은 인재들이 홍콩에 들어오고 있다. 그만큼 규제당국은 더욱 '책임 있는 혁신'을 장려하기 위한 규제를 마련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기관 진입 장려해야 인재 늘어나…홍콩은 이미 가시화 단계

이 같은 홍콩의 규제 방향은 한국과 완전히 반대된다. 한국 가상자산 시장은 리테일 시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상태다.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주요 가상자산부터 시가총액 규모가 매우 적은 이른바 '잡코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가상자산에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다.

그러나 법인은 가상자산 붐이 일기 시작한 지난 2017년부터 무려 8년간 가상자산에 투자할 수 없었다. 올 하반기나 돼야 상장사 등 전문투자자로 등록된 법인 3500개만이 가상자산에 투자할 수 있게 된다. 단, 당국은 투자 가능한 가상자산의 종류를 제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홍콩은 개인 투자자에 한해 가상자산 종류를 제한하는 반면, 국내는 기관투자자에 한해 제한하는 것이다.

이에 국내 업계에서는 산업이 살아나려면 리테일 시장도 중요하지만, 홍콩처럼 기관의 진입을 적극 장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관이 진입해야 산업으로 육성돼 고용이 창출되고 관련 분야 인재가 늘어나고, 거래 유동성도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우 대표는 "한국은 이제 법인 투자가 풀리면서 커스터디, OTC(장외거래) 등 분야에서 기회가 많이 창출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홍콩은 이미 그런 분야들의 발전이 가시화된 단계다. 홍콩에서는 전통 기업과 가상자산 기업 간 협업 사례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info@blockchain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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