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는 어렵고 저축은 재미없어” 갈 곳 잃은 여윳돈...‘이곳’ 몰렸다

2024-07-03

금리 불확실…CMA 잔고 84조 훌쩍

만기 3개월 미만 ‘초단기채권’ 인기

황 모(31세, 남)씨는 최근 이직을 하며 생긴 퇴직금을 어떻게 할지 고민이다. 가장 익숙한 예·적금은 안전하지만 낮은 금리에 괜히 손해란 기분이 든다. 그렇다고 당장 투자에 뛰어들기엔 경험이 전무해 부담스럽다.

그런던 중 지인으로부터 ‘파킹형 금융상품’에 대해 듣게 된 황 씨는 “여유 대기자금을 단기간 투자해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니, 당장 알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리 인하 불확실성과 국내 증시의 오랜 박스권으로 최근 종합자산관리계좌(CMA)나 머니마켓펀드(MMF) 같은 파킹형 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CMA와 MMF는 안정적으로 수익금이 나오고 환금성이 좋아 투자자들이 용처를 정하지 못한 자금을 묻어 놓는 곳으로 통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CMA 잔고는 지난 1일 기준 84조5135억원을 기록했다. 바로 전 주인 지난달 24일(79조3420억원)보다 6.5% 늘어난 수치다. 지난 5월 20일(84조7839억원) 연초 이후 최고치를 경신한 데 이어 또 다시 최대 잔액을 기록했다.

특히 만기가 3개월 미만인 초단기채권 상품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파킹형 상장지수펀드(ETF)는 양도성예금증서(CD)나 한국무위험지표금리(KOFR)등 초단기 채권의 금리를 일할 계산해 복리로 반영하는 상품이다. 즉 우량 초단기채에 집중 투자하는 ETF로 은행의 파킹통장 상품처럼 하루만 돈을 넣어도 이자를 받을 수 있다.

대부분 수천만원 이내로 제한되는 은행의 파킹통장과 달리 파킹형 ETF는 한도액이 없어 대규모 자금을 운용하는 기관투자자의 니즈도 충족시킬 수 있다.

KB자산운용이 지난해 출시한 ‘KB 머니마켓 시리즈’ 상장지수펀드(ETF)와 펀드에 2조2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몰렸다. 이 시리즈는 약 3개월 이내 고금리 우량 채권에 주로 투자하는 파킹형 상품이다.

삼성자산운용의 금리연계 파킹형 ETF 3종에 대한 개인 누적 순매수 규모는 1조10억원을 돌파했다.

삼성자산운용 ETF운용본부는 “파킹형 ETF의 장점과 활용법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만큼 일반 주식투자자는 물론 연금계좌 보유자까지 스마트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이 꾸준히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신한자산운용의 ‘SOL 초단기채권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의 순자산은 지난 3월 기준 3000억원을 돌파했다. 전달 순자산 2000억원을 돌파한 지 한달여 만에 순자산 1000억원이 추가로 불어난 셈이다.

박유안 KB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 기대 후퇴 등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지속으로 ‘장기자금 운용’보다 새로운 투자처가 나타나면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단기자금 운용’ 수요가 증가했다”며 “투자자들은 파킹형 ETF 등을 통해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효율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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