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SG는 이번 시즌 ‘리모델링’ 야구를 표방한다. 젊은 선수들이 팀 활력소로 나서고, 결정적인 순간 베테랑들이 제 역할을 해주는 야구다. SSG가 쓸어 담은 개막 2연전, 이상적인 신구조화의 그림이 그려졌다.
올 시즌 주장을 맡은 김광현(37)이 23일 인천 홈에서 열린 두산과 경기에 선발로 나서 5.2이닝 2실점 호투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직구가 147㎞, 슬라이더가 142㎞까지 나왔다. 8삼진을 뽑아내며 두산 타선을 눌렀다.
전날 개막전의 히어로는 ‘백업’ 1루수 오태곤(34)이었다. 4-5로 뒤처지던 8회 1사 1루에서 대타로 나와 승리를 결정짓는 역전 2점 홈런을 때렸다.
베테랑들이 존재감을 빛내는 동안 신예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고명준(23)이 이틀 동안 7타수 3안타를 때렸다. 개막전 실책 2개로 마음고생을 했던 정준재(22)는 2차전 4타수 2안타에 3타점으로 맹활약했다. 햄스트링 부상 중인 최정을 대신해 선발 3루수로 나온 박지환(20)도 2차전 3타수 2안타로 뒤를 받쳤다.
고명준, 정준재, 박지환은 이번 시즌 SSG ‘리모델링’의 핵심이다. 이숭용 SSG 감독은 1루 고명준, 2루 정준재를 확실한 주전으로 기회를 주겠다고 못 박았다. 박지환은 내·외야를 넘나드는 전천후로 활용하겠다고 했다. 야수진 고령화를 더는 놔둘 수 없다고 판단했다.

고참들은 후배들의 활약이 반갑다. 2차전 승전 후 김광현은 “팀에 부상 선수가 있는데 후배들이 역할을 정말 잘해줬다. SSG가 고령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데, 그런 우려를 씻은 개막 2연전이었다”며 “젊은 후배들이 SSG 간판이 되도록 옆에서 기운을 불어넣겠다”고 말했다. 개막전 결승 투런을 때린 오태곤은 “저도 사람인지라 (백업 역할이 아쉽다는) 생각은 든다”면서도 “개막전 라인업 보고 (김)광현이 형한테 우리 팀 정말 젊어졌다고 말했다. 더 파이팅 내고, 동생들 가르쳐 줄 수 있는 게 있으면 더 가르쳐 주려고 한다. 모두 윈윈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저한테도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고참들이 후배들을 독려하고, 후배들은 눈치 보지 않고 마음껏 제 기량을 펼친다. 거기에 자극받은 고참들은 다시 힘을 낸다. 선순환 구조의 시작이 일단 좋다. 타선 핵심인 최정과 새 외국인 투수 미치 화이트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졌고, 유격수 박성한까지 개막전 사구 여파로 2차전을 결장했던 탓에 2연전 ‘스윕’은 특히 의미가 컸다.
부상 선수들이 돌아올 때까지 SSG는 남은 전력으로 싸울 수밖에 없다. 최정과 화이트는 다음 달 중순쯤 복귀 전망이다. 박성한은 큰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25일 출장 여부는 경기 직전까지 지켜본 다음 판단한다는 입장이다. 100% 전력을 갖출 때까지 신구의 고른 활약이 더 절실한 SSG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