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섭의 이심전심(以心傳心)] 마음을 움직이게 하라!

2025-02-20

무슨 일을 하든 먼저 마음이 동(動)해야 한다. 마음이 긍정적으로 반응할 때 과정도 순탄하고 결과 또한 좋다. 만약 마음이 부정적으로 작동하면 과정이 아무리 매끄럽다 해도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무슨 일이든 마음이 불편하면 어딘가 모르게 어색하고, 손과 발이 얼어붙고, 입과 머리가 둔해진다.

작년 연말부터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누구의 잘못과 허물을 말하기조차 민망할 정도로 서로의 마음이 뒤틀어져 있다. 국가의 근간이 흔들리는 것은 정도(正道)보다 사도(邪道)가 우세한 까닭이다. 게다가 과거 해석은 혼란스럽고 현실 진단은 차분하지 않고 미래 전망은 진정성이 없다. 남(南)과 북(北)은 자유민주주의와 인민민주주의로 갈라져 80년 동안 딴살림하고 있다.이것도 정상적이지 않다. 이런 상태가 몇 년 더 지속된다면 우리 사회는 2045년 G5 진입이나 남북통일은 고사하고 남-북-재외동포사회를 하나로 잇는 ‘글로벌 코리안 네트워크 공동체’ 실현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국가 존립이 위태로운 이때, 남녀노소 빈부귀천 지위고하 불문하고 정신을 바짝 차리고 흐트러진 마음을 잡아야 한다. 개인·가정·사회·국가는 각자 따로인 것 같아도 씨줄과 날줄로 서로 연결되어 있는 유기체(有機體)와 같다. 개인의 성공·실패가 하나둘 모여 궁극적으로는 더 큰 공동체의 진로와 향방에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이런 기본적인 사항을 무시하거나 폄하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먾다. 이런 사람들은 국가·사회를 위한 미래 지도자로 나설 자격도 명분도 없다. 지구촌이 로컬(local)에서 글로벌(global)로, 글로벌에서 글로컬(glocal)로 진화·성숙되는 지금, 우리 국민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품격(品格) 있는 리더의 출현을 기대한다.

며칠 후면 3·1절 106주년이다. 과연 어떤 내용의 3·1절 경축사가 나올지 매우 궁금하다. 1919년 3·1운동 이후 우리 사회는 너나 할 것 없이 대한인의 자주독립과 대한민국의 건국, 한민족의 산업화·민주화·세게화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1945년 이후 해방된 제3세계 국가들에게는 닮고 싶은 롤 모델이었고, 기존의 서구 선진국들에게는 함께 하고 싶은 매력작인 파트너였다. 이런 기세를 계속 살려 나가야 한다. 또다시 분열과 대립 반목과 갈등으로 세월을 허비할 수는 없다.

우리 사회를 다시 움직이게 하려면 다음 몇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가 대세가 되고, 조만간 우주시대가 열린다 하더라도 과거를 온전히 이해하고 현재를 철저히 분석하고 미래를 자신 있게 예측할 수 있는 ‘역사를 읽는 힘’, 즉 축적(縮積)된 사심(史心)을 가진 리더들이 사회 구석구석에 자리해야 한다. 특히 국가·사회 리더라면 개개인의 자긍심 회복과 공동체의 통합에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맥락(脈絡)을 찾는데 능수능란해야 한다.

둘째, 국민들은 세계사가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 인류사회의 염원이 무엇인지를 적확(的確)하게 알아야 한다. 어설픈 공약이나 급조된 정책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국익도 중요하고 국가발전도 시급하지만 세계평화와 인류행복의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기억에서 지워야 한다. 말로만 통합·통일을 외치기 이전에 단군의 홍익(弘益)·이화(理化), UN의 지속가능한 발전목표(SDGs)를 실천하는 세계시민으로 거듭 나야 한다.

셋째, 개인이 자유롭고 가족이 우애하고 사회가 공평하며 국가가 책임지는 공동체 윤리를 재건해야 한다. 세대·연령·언어·성·국적·문화·종교·이념·사상·인종 간의 다름과 차이를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내부가 이런 선순환 구조로 재편될 때 2600만 북한동포를 품을 수 있고, 700만 재외동포와 상생할 수 있다. 이것이 진정한 ‘글로벌 코리안 네트워크 공동체’이다.

우리는 지금 역사의 변곡점에 또다시 서 있다. 멕시코한인 이민 120주년, 을사늑약 120주년, 광복 80주년,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등 모두가 을사년에 있었던 대사건들이다. 이런 때일수록 우리 모두의 마음을 동(動)하게 하는 희망의 메시지, 즉 방성대곡(放聲大哭)이 아닌 방성대곡(放聲大曲)이 요구된다. 다가오는 3·1절, 국민의 마음을 움직이고, 동포의 사기를 진작시키는 뜻깊고 경사스러운 민족대통합의 날이 되길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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