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어린 시절에 딱 한번 이빨이 빠지고 다시 자란다. 다시 자란 이빨은 영구치라고 불리며 평생 사용한다. 이 이빨은 한번 빠지면 다시 자라지 않는다. 이런 특징은 사람뿐 아니라 포유류에서 전반적으로 보이는 특징이다. 모든 포유류는 한번 이빨이 빠지고 새 이빨이 나면 그 이빨을 평생 사용한다. 그러나 파충류는 다르다. 파충류는 영구치라는 개념 없이 이빨이 평생 다시 자란다. 즉, 파충류는 영구치라는 것이 없다. 대신 파충류는 이빨을 이용해서 음식을 씹을 수는 없다. 이런 특징은 과거에 살았던 공룡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그런데 간혹 예외인 경우가 있다. 어떤 공룡은 어릴 때는 이빨이 있었는데 다 성장하고 나서는 이빨이 사라지는 특징이 있었던 것이다. 이번 글에서는 그 독특한 공룡에 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중국에서 발견된 공룡
2009년에 학계에 새로운 육식공룡이 보고되었다. 중국 신장에 분포한 1억6000만 년 전 쥐라기 초기에 만들어진 시수거층(Shishugou Formation)이라는 지층에서 발견된 이 공룡은 전신의 상당수가 보존되어 있는 육식공룡이었다. 이 공룡을 연구했던 중국 척추고생물 및 고인류 재단의 수싱 박사와 중국, 미국, 캐나다 및 멕시코의 공동연구진은 이 공룡이 기존에 발견되지 않았던 새로운 종류의 원시적인 육식공룡에 속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연구진은 이 새로운 육식공룡에게 리무사우루스 이넥트리카빌리스(Limusaurus inextricabilis)라는 학명을 부여하였다. 리무사우루스는 많은 숫자가 화석으로 발견되었다. 이는 이 공룡이 사회적인 생활을 하였다는 것을 뜻한다.

어릴 때는 이빨이 있었지만 다 자라서는 이빨이 없었던 공룡
2017년에 리무사우루스의 성장과 관련된 연구가 발표되었다. 북경에 있는 수도사범대학교의 왕 슈오 교수와 중국, 미국, 프랑스의 공동연구진은 리무사우루스의 성장에 관한 여러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이 공룡은 성장하면 여러 가지 재미있는 특징이 있었다. 그 특징이 전부 78가지나 되었다고 한다. 그중에서 제일 눈에 두드러지는 특징이라면 이빨이 있다.
이 공룡은 태어나고 6살이 되면 성체가 되었다. 그동안 총 3단계에 걸쳐서 성장하였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유아기 시절에는 총 42개의 이빨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정도 성장을 하고 난 이후에는 이빨의 숫자가 34개로 줄어들었다. 그러다가 태어난 지 1년이 지나고 난 이후에는 이빨이 완전히 사라졌다. 즉, 이 공룡은 태어나고 1년 동안만 이빨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다가 1살이 지나고 나면 이빨이 사라지게 된 것이다.
이빨이 사라진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이 공룡의 성장을 연구한 연구진은 공룡의 식성이 성장하면서 바뀐다고 결론 내렸다. 연구진의 설명에 의하면 이 공룡은 어릴 때는 육식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이빨의 동위원소를 분석한 결과 어린 개체는 여러 가지 종류의 먹이를 다양하게 먹는 잡식성으로 보인다. 그러다가 성장하면서 이빨이 사라지고 나면 초식성으로 완전히 바뀌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성체의 부리를 동위원소 분석해보니 어린 시절과는 달리 주로 채식을 했던 것으로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성체의 복부에서는 위석이 발견되기도 하였다. 위석은 주로 초식성인 생물이 소화를 돕기 위해서 삼킨 돌이다. 따라서 리무사우루스의 복부에서 위석이 발견되었다는 것은 이 공룡이 다 자랐을 때는 초식성이었다는 것을 뜻한다.
식성이 변화한다는 것은 무엇을 뜻할까? 이 변화는 공룡이 살아남기 위해서 하였던 성장 전략중 하나인 것으로 보인다. 어린 시절에는 다양한 먹이를 먹으면서 성장에 필요한 영양분을 얻었을 것이다. 그러다가 다 자라게 되면 생존에 필요한 먹이만 먹으면서 살았던 것으로 보인다.
리무사우루스는 굉장히 독특한 공룡이었다. 아시아에서 살았던 이 원시적인 육식공룡은 인류보다 먼저 지구의 땅을 지배했던 공룡들이 매우 다양하게 진화하면서 살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연구 및 자료 출처-
Wang, S., Stiegler, J., Amiot, R., Wang, X., Du, G. H., Clark, J. M., & Xu, X. (2017). Extreme ontogenetic changes in a ceratosaurian theropod. Current Biology, 27(1), 144-148.
Xu, X., Clark, J. M., Mo, J., Choiniere, J., Forster, C. A., Erickson, G. M., ... & Guo, Y. (2009). A Jurassic ceratosaur from China helps clarify avian digital homologies. Nature, 459(7249), 940-944.
https://en.wikipedia.org/wiki/Limusaurus
이수빈 화석 연구가이자 과학 커뮤니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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