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공군에 새 전략 자산”…딸 주애도 가죽 롱코트 입고 동행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공군 창설 80주년 기념 행사에서 공군력 강화를 전면 부각하며 “우리 공군에는 새로운 전략적 군사자산들과 함께 새로운 중대한 임무가 부과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또 “핵전쟁억제력행사에서 일익을 담당하게 된 공군에 대한 당과 조국의 기대는 실로 크다”고 강조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지난 28일 원산 갈마비행장에서 열린 기념 행사에 참석해 “공화국의 영공주권을 침해하려드는 적들의 각종 정탐행위들과 군사적도발 가능성들을 단호히 격퇴제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고 30일 보도했다.

행사에는 딸 주애도 동행했다. 주애의 공개 활동은 9월 초 김 위원장의 방중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주애는 김 위원장과 동일한 디자인의 검정 가죽 롱코트를 입고 행사 전반에 걸쳐 모습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이 언급한 ‘새 전략자산’의 구체적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북한 매체가 이날 배포한 사진에는 한국 공군도 운용하는 독일산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타우러스’와 외형이 유사한 미사일이 처음으로 포착됐다. 이 미사일은 미그-29 전투기에 장착된 모습으로 식별됐다.

최근 북한은 재래식 전력 현대화에 속도를 내며 한미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공군력 보강에 주력하고 있다. 무인기 전력 확충에 이어 지난 5월에는 전투기에서 발사하는 신형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실사격 훈련을 처음 공개했다. 3월에는 한국이 운용하는 ‘피스아이’와 유사한 공중조기경보통제기까지 등장시켰다.

이 같은 무기 체계 개발 과정에서 러시아의 지원을 받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첨단 전투기 도입까지 추진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북한 매체가 공개한 사진에는 미국의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를 닮은 ‘샛별 4형’, 미국의 공격용 무인기 ‘MQ-9 리퍼’와 비슷한 ‘샛별 9형’, 공중조기경보통제기 등도 등장했다.

김 위원장은 행사에 앞서 길영조 공군 영웅의 반신상에 붉은 꽃 한 송이를 헌화하며 경의를 표했다. 길영조는 1993년 비행기 고장으로 추락할 때 민가를 피하려다 사망한 인물이다.

이어 갈마비행장 전망대에 올라 여성 비행사 안옥경·손주향 등이 수행한 시위비행(에어쇼)을 참관했다. 김 위원장은 두 비행사의 기량을 높이 평가하며 “여성들의 존엄을 안고 임무수행에 충실하기 바란다”고 격려했다.

또 김 위원장은 “하늘에서의 대결전은 무장장비의 대결이기 전에 사상과 신념의 대결”이라며, “싸움의 승패는 첨단전투기가 아니라 불굴의 정신으로 무장한 비행사들에 의하여 결정된다”고 강조해 조종사들에게 사상적 충성을 거듭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명사십리극장에서 열린 기념공연과 국방성 주최 연회에도 참석하며 공군 관계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이날 행사에는 조용원·박정천 비서, 노광철 국방상, 조춘룡 군수공업부장, 김정식 제1부부장, 이병철 총고문, 김광혁 공군사령관, 장창하 미사일총국장 등 북한 군부 핵심 인사들이 총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