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군의 C-130H 수송기. / 사진=공군
한국의 공군 수송기가 최근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에 승인 없이 진입해 일본 전투기가 비상 출격하는 일이 벌어졌다.
24일 군에 따르면 공군 C-130 수송기는 지난 13일 미국령 괌에서 진행되는 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비행하던 도중 JADIZ에 무단 진입했다.
이 수송기는 한반도를 벗어나 비행하던 도중 악천후를 만나 비상착륙을 시도했다고 한다. 그러나 일본과 미국 측에 관련 사실을 적시에 전달하지 못하면서 일본 항공자위대가 주력 전투기인 F-15J를 비상 출격시켜 우발 상황에 대비한 전술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공군 조종사는 따라 붙은 일본 전투기에 무전을 통해 비행 목적과 급유 필요성 등을 설명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됐다고 한다. 결국 우리 공군 수송기는 급유를 위해 일본 오키나와현에 있는 가데나 미군기지에 비상 착륙했다.
통상 한국과 괌의 최단 경로는 일본 영공을 통과하는 것이다. 우리 수송기도 관련 경로를 이용할 계획이었지만 일본과의 소통 부족으로 영공 통과 승인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그 여파로 일본을 우회해 비행하던 도중 악천후를 만나 예상보다 많은 연료를 소모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군의 C-130H 수송기. / 사진=공군
방공식별구역이란 자국 영공으로 접근하는 군용기 등을 조기에 식별해 대응하기 위해 설정하는 임의의 선을 뜻한다. 개별 국가의 주권 사항인 영공과는 다른 개념이다.
하지만 타국의 방공식별구역 안에 진입하는 군용기 등은 해당 국가에 미리 비행계획을 제출하고 진입 시 위치 등을 통보하는 것이 국제적 관행이다.
이번 JADIZ 무단 진입에 대해 공군이 통상적인 절차도 제대로 지키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방부는 전날부터 공군을 대상으로 감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공군의 기강 해이 문제를 다시 한 번 지적하고 있다. 공군 전투기 KF-16 2대는 지난 3월6일 경기 포천 일대에서 훈련 표적과 약 10㎞ 떨어진 민가에 MK-82 폭탄 8발을 떨어뜨리는 초유의 사고를 냈다.
지난 4월18일에는 강원 평창 상공에서 KA-1 공중통제공격기 조종사가 히터를 조절하려다가 비상투하 버튼을 눌러 고도 2.4㎞(약 8000피트)에서 기관총 등 약 310㎏의 장비를 떨어뜨렸다.
또 지난 6월11일 미국 알래스카에서 KF-16 전투기가 활주로가 아닌 유도로(항공기가 활주로로 이동하기 위해 이용하는 도로)에서 이륙을 시도하다 파손되는 사고가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