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종종 시내 나올 때면 대중들과의 소통과 운동 효과를 위해서 자가용보다는 시내버스를 이용한다. 그리고 옛 추억도 생각하며 일석삼조(一石三鳥)의 효과도 있다.
오월의 햇살이 유난히 따뜻했던 어느 날, 버스 창을 통하여 바쁘게 움직이는 도심의 한가운데서 문득 내 시선을 붙잡았다. 고개를 드는 순간, 잿빛 건물 외벽에 선명하게 쓰인 문구 하나가 시선을 사로잡았기 때문이었다. 하얀 바탕에 굵은 글씨로 또렷하게 새겨진 '금쪽같은 내 부모님'이었다.
우리는 지금까지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자녀를 향한 애틋함과 무한한 애정이 담긴 '금쪽같은 내 새끼'라는 말에는 익숙하다. 그런데 금쪽같은 부모님'이라니? 어딘가 낯설면서도, 심장 깊은 곳을 툭 건드리는 따뜻함이 밀려왔다.
자식만 귀하다 여겼던 그 마음, 정작 우리를 있게 하고 평생을 헌신하신 부모님께 돌려주는 역발상이지만 당연해야 했을 마음이기에, 이제야 이런 문구를 보고 조금 부끄러워진다.
오가는 사람들의 물결 속에서 멀리 보이는 그 글귀를 보느라 버스 승강장이 지나치는 것도 모른 채 그 문구를 한참 되새겨보며 상념에 젖었다.
우리 모두에게는 '금쪽같은 부모님'이 계셨기에 우리가 존재한 것이다.
비바람을 막아주는 든든한 지붕처럼, 흔들리는 삶의 고비마다 버팀목이 되어주셨던 부모님,
젊은 날에는 그분들의 희생과 사랑이 얼마나 소중한지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다. 바쁘다는 핑계와 어리석은 고집으로 마음에도 없는 말을 내뱉기도 하고, 당연한 듯 받기만 했던 것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이제 와서 지난 삶의 굽이굽이를 돌아보니, 그분들이 나에게 베풀었던 모든 순간들이 얼마나 '금쪽'같았는지 비로소 알 것 같다. 자식들을 위해 잠 못 이루던 밤들, 그리고 오로지 자식들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샘에서 막 떠온 맑은 정한 수 한 사발 떠 놓고 두 손 비비며 애끓는 마음, 그 모든 것이 모여 오늘의 내가 있음을 깨닫는 순간, 가슴 한편이 시큰해진다.
때마침 5월, 부모님 은혜에 감사하고 가족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달이다. 흔한 세파에 휩쓸리기 쉬운 시기지만, 건물 외벽의 문구는 나에게 '가정의 달' 의미를 조용히 일깨워주었다.
부모님을 향한 마음은 특별한 날에만 떠올릴 것이아니라, 평범한 일상 속에서 늘 감사해야 하는 것이 우리의 가장 근본적인 도리가 아닐까?
북적이는 도심 속에서 만난 '금쪽같은 내 부모님' 그 짧은 글귀가 준 울림은 쉽사리 가시지 않는다. 내 삶의 가장 빛나고 귀한 보물은 다름 아닌 부모라는 새삼스러운 깨달음이었다. 더 늦기 전에, 지금부터라도 부모들의 '금쪽같음'을 마음 깊이 새기고, 감사한 마음을 되새기며 우리 자식들도 그 동안 삶을 반추(反芻)하고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효도는 부모를 존경하고 사랑하며, 부모를 편안하게 해드리는 행위다. 효도는 부모의 은혜에 대한 보답이며, 가족의 화합을 이루고 사회의 건전한 발전에 기여하는 중요한 가치다. 부모는 자녀를 낳아 키우고 헌신하며, 자녀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성장하도록 돕는다. 효도는 이러한 부모의 은혜에 대한 감사와 보답의 표현이다.
효도는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를 돈독하게 하고 가족 구성원들 간의 유대감을 강화한다. 가족이 서로 사랑하고 존중하는 분위기에서 가족 구성원들은 더 행복하고 안정적인 삶을 살 수 있음을 명심하자.
△신백식 수필가는 전북대학교 겸임교수(공학박사) 한국전력 전북지사장 역임했다. 현재 은빛 수필 회원 전북 애향본부 이사와 전북 노인회 부위원장으로 활동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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