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연합(EU)이 구찌, 끌로에, 로에베 등 유럽 명품 브랜드 세 곳에 대해 소매점에 할인을 금지하는 등 특정 가격을 강제했다는 이유로 거액의 과징금 처분을 내렸다.
EU 집행위원회는 경쟁 규정 위반 행위를 근거로 구찌 1억1967만유로(1984억원), 끌로에 1969만유로(327억원), 로에베 1801만유로(299억원)의 과징금을 각각 부과했다고 14일(현지시간) 밝혔다.
구찌와 로에베는 2015년부터, 끌로에는 2019년부터 온·오프라인 유통업체에 권장가격과 최대 할인율, 판매기간 등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자체 가격 책정을 방해했다고 EU는 설명했다. 일시적으로 할인을 아예 못하게 하거나 특정 제품의 온라인 판매를 금지하기도 했다.
상위 업체가 하위 유통업체에 특정 가격대 판매를 요구하는 일명 재판매가격유지(RPM) 관행은 주로 명품 업체들이 브랜드 이미지 보호를 위해 쓰는 전략이지만 사안에 따라 반독점 행위로 간주된다.
EU는 2023년 4월 현장 조사를 나가자 세 업체가 이같은 행위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또 경쟁 규정 위반을 인정하고 조사에 협조해 과징금을 15∼50% 깎아줬다고 덧붙였다.
구찌 모기업인 프랑스 명품그룹 케링은 브랜드와 협력해 EU 조사가 해결됐고 과징금으로 인한 재정 부담은 올해 상반기 실적에 반영됐다고 밝혔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산하 브랜드 로에베도 "반독점법을 엄격히 지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