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라이즌 / 배리 로페즈 / 북하우스 / 928쪽 / 3만 5000원
“누군가 달아나려 한다면 그 목적지는 어디일까?”
뉴욕 타임스, NPR, 가디언 선정 올해 최고의 책 ‘호라이즌’이 발간됐다. 전미 도서상 수상 작가 배리 로페즈가 생전에 마지막으로 발표한 책으로, 그가 여행했던 북태평양 동부, 캐나다 북극권, 갈라파고스 제도, 아프리카 케냐, 호주, 남극 등에서 얻은 평생의 경험과 배움을 집대성했다.
‘여행하는 인간(Homo Viator)’ 배리 로페즈는 전 지구를 여행하며 수평선과 지평선 너머의 눈부신 세계를 펼쳐놓는다. 북극권 지역으로 용감하게 파고든 선사시대 사람들, 아프리카를 침략한 식민주의자들, 태평양을 항해한 계몽주의 시대의 유럽인들, 외교의 문을 걸어 잠근 아시아로 건너간 미국인 들 역사를 흥미진진하게 들려준다.
작가는 이런 여행을 바탕으로 새로운 곳을 탐험하는 곳을 넘어 지혜를 모으고 자신을 바꾸는 성찰을 한다. 길 위의 낯선 것들이 가져오는 변화, 압도되는 경이로운 풍경 등이 여행의 가치를 말한다. 더불어 여행을 거쳐 간 인물들을 호명하며 서로를 연결해 모순을 넘어 서로를 끌어안는 유대 관계를 보여준다.
문장도 생생하다. 저가가 경험한 지구를 그림 그리듯이 풀어놓으며 새로운 세상을 탐험하게 한다. 낯선 공간을 탐색하는 호기심과 저자의 깊은 사유와 성찰이 사고를 확장시킨다. 북극과 남극, 북태평양, 남태평양, 아프리카, 호주의 넒은 공간은 하나의 교향곡처럼 아름답고 치밀하게 전개된다.
작가는 궁극적으로 지구에 사는 우리가 각자의 길을 찾도록 한다. 작가는 독자들에게 길을 잃지 않기를 바라며 지구의 숨겨진 푯말들과 조각들을 내민다. 완전한 사람은 없듯 지구를 여행하며 길을 잘못 들거나 길을 잃어버린 이들의 슬픔까지 얘기하며 삶의 지표를 찾게 한다.
작가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더 넓게는 인간이 처한 위기사항을 깨닫게 된다. 북극 지역의 생태계와 동물, 사람들이 직면한 문제들을 파악하며 인간의 욕심으로 개발된 자연을 알게 된다. 미래를 위한 선택에 경각심을 느끼며 더 나은 방향을 탐색하게 한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