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 스마트 조명 '자가(Zhaga)' 사실상표준

2025-02-11

한국광기술원은 최근 우리나라 실외 조명 'KS 컨버터 고정장치 표준'을 '자가(Zhaga) 사실상표준 북(Book) 13' 개정에 추가 반영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조명 분야 사실상표준화기구인 자가는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엔진의 표준화를 위해 2010년 출범한 조명 관련 국제 컨소시엄이다. 컨소시엄에서 만든 기준이 사실상 국제표준으로 인정받는다.

자가는 총 26종류의 표준을 보유하고 있다. Book 13은 LED 드라이버(구동장치) 표준을 다루고 있다. Book 13에는 구동장치 체결 방식으로 2홀과 4홀 방식이 있다. 우리나라 실외 조명 KS 표준의 구동장치는 4홀 체결 방식을 사용하는데, 4홀 체결 방식 규격이 Book 13 카테고리와는 서로 달라 이번 개정에 반영시키고자 노력했다.

한국광기술원은 2022년부터 국가기술표준원의 '사실상국제표준화포럼용역사업'을 통해 스마트 조명 분야를 담당하며 자가 컨소시엄 정규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 기간에 우리나라 기술을 자가 컨소시엄에 제안하고, 표준화하며 자가 표준화 동향을 국내 산학연에 전파하는 역할을 수행해왔다. 국내 산·학·연과의 소통을 강화해 자가 표준 개정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반영하는 작업을 지속해서 추진하고 있다.

일례로 2023년 4월, 한국광기술원은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열린 자가 회의에 참석해 우리나라의 KSC 7658(LED 가로등 및 보안등 기구)과 KS C 7716(LED 터널등기구)의 컨버터 고정장치 표준을 자가 Book 13(LED 드라이버)에 추가하도록 개정을 제안한 바 있다. 1년에 4~5차례 자가 회의를 통해 우리나라 제품 기술을 '자가 사실상표준'에 반영될 수 있도록 협의했으며, 그 결과 지난해 11월 28일 Book 13 ED 2.1 개정에 KS C 7658과 KS C 7716 컨버터 체결 방식을 추가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최근 스마트 조명과 순환경제의 영향으로 '자가 사실상표준'이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표준으로 부합화하면서 향후 각국의 표준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커졌다. 조명 분야 국제표준화 기구인 IEC TC 34는 2018년 자가 표준 부합화 작업을 위해 자문그룹(AG) 13을 신설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자가 Book 7, 10, 12, 14, 18, 20을 공개 가능한 사양(PAS)으로, IEC 63356-1과 IEC 63356-2를 국제표준으로 제정한 바 있다. IEC TC 34 WG 14에서는 IEC 63494-1과 IEC 63494-2-1의 표준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올해 안에 출판할 예정이다.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국제표준 동향을 공유하고 우리나라 기술을 자가 표준에 반영하기 위해 2023년 2월 한국에너지공단의 스마트 조명협의체에 자가 분과를 신설·운영하고 있다.

한국광기술원은 20218년부터 한국에너지공단 스마트 조명산업발전협의체 간사 기관을 맡아 기반구축, 기술개발, 보급활성화 분과를 운영해 왔다. 최근에는 2027년 개최 예정인 자가 컨소시엄 회의를 한국에 유치하기 위해 협의하고 있다. 성공적으로 개최된다면 이는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4번째 자가 국제회의가 된다.

해를 거듭할수록 산업 패러다임을 바꾸는 혁신 기술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기술 경쟁은 곧 표준 경쟁이며 생태계 장악력의 경쟁이다. 표준을 결정하는 요소는 결국 '누가 많이 사용하는가'로 귀결된다. 즉, 기술 우위에 앞서 사용하는 사람이 가장 많은 기술이 곧 세계 시장의 주도권을 갖는다. 그렇기에 사실상 국제표준으로 인정받는 게 중요하다.

2025년 여전히 무역 갈등과 전쟁 여파 등으로 세계 경제 전망이 어둡다. 그럼에도 위기 속에 기회가 있듯 자가 활동이 우리나라를 탄소중립 순환경제 선도 국가로 만들기 위한 든든한 초석이 될 것으로 믿는다.

조미령 한국광기술원 디지털조명연구본부장 cnscmr@kopt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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