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팀 포수한테 ‘빈볼’ 던진 철부지 에이스··· 휴스턴의 고민이 커진다

2025-09-04

메이저리그(MLB) 베테랑 선발이 함께 호흡을 맞추던 포수에게 ‘빈볼’에 가까운 공을 던졌다. 자기감정을 제대로 추스르지 못해 여러 번 사고를 쳤던 휴스턴 프람베르 발데스(32)가 추태를 보이고 감독실까지 불려갔다.

발데스는 3일 홈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전 선발 등판해 5이닝 6실점으로 패전을 기록했다. 자멸에 가까운 투구였다.

발데스는 5회초 2사 만루 위기에서 양키스 외야수 트렌트 그리샴을 만났다. 무조건 막아야 할 상황인데 발데스는 타자가 아니라 홈 플레이트 뒤에 앉은 포수 세사르 살라자르와 싸웠다. 포수의 커브 사인을 거부했다. 살라자르가 다시 사인을 정리하자며 피치컴의 ‘호출’ 버튼을 눌렀지만 이마저도 무시했다. 발데스는 제멋대로 싱커를 던졌고, 복판으로 몰린 공을 그리샴이 그대로 받아쳐 담장을 넘겼다.

제 잘못으로 만루홈런을 맞았는데도 발데스는 화를 주체하지 못했다. 후속 앤서니 볼피 타석에서 살라자르의 커브 사인을 무시하고 다시 싱커를 던졌다. 사인과 다른 공이 들어오자 포수는 제대로 공을 받을 수 없었다. 시속 148㎞ 싱커가 살라자르의 가슴팍을 강타했다. 살라자르가 투수를 노려보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발데스는 등을 돌리고 포수의 시선을 외면했다.

경기 후 발데스는 조 에스트라다 휴스턴 감독에게 불려갔다. 올해로 빅리그 8년 차 베테랑이 ‘감독실 호출’이라는 굴욕을 당했다. 애먼 포수 살라자르까지 함께 불려갔다.

발데스는 이후 취재진과 만나 “절대 고의로 살라자르를 맞힌 건 아니다. 단순한 실수였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살라자르가 커브 사인을 냈지만 나는 싱커를 던지고 싶었다. 포수도 그 공을 원하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발데스는 피치컴 송신기를 쓰지 않는다. ‘텔레파시’를 쓰지 않는 한 발데스가 싱커를 던질 거라고 포수가 알 수는 없다. 말이 안 되는 해명을 한 셈이다.

발데스는 지난 시즌에도 포수와 싸우다 자멸한 적이 있다. 지난해 5월 LA 에인절스전 포수 사인을 무시하고 자기 마음대로 공을 던지다가 홈런 2방을 맞고 개인 최다인 8실점을 했다. 당시 발데스는 포수 사인과 다른 공을 몇 개 던졌다고 시인하면서 “모든 게 내 뜻대로 안 풀리면 가끔 게임 플랜을 바꾸고 싶을 때가 있다”고 했다.

발데스는 이번 시즌을 마치고 FA가 된다. 빅리그 통산 80승에 올해도 이날 전까지 평균자책 3.40에 12승을 기록할 만큼 실력은 검증된 선수다. 그러나 투수가 자기감정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한다는 건 치명적인 불안 요소다. 디애슬레틱은 “발데스가 위기 상황에서 감정 조절과 관련해 다시 의문점을 남겼다”면서 “올겨울 발데스를 영입하려는 팀들이 반드시 확인하려 할 부분”이라고 짚었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한 휴스턴 입장에서도 발데스의 ‘욱’하는 기질은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미우나 고우나 가을 무대 시리즈 1차전 선발로 나가줘야 할 에이스 투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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