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마녀와의 7일 등 5권

2024-07-03

 ▲마녀와의 7일 

일본 추리소설계 최고의 거장 히가시노 게이고의 ‘마녀와의 7일(현대문학·1만8,800원)’은 AI의 감시 체제가 강화된 가까운 미래를 무대로 ‘라플라스의 마녀’ 마도카와 함께 아버지의 죽음을 좇는 소년의 모험과 사건의 진상을 추적하는 형사의 활약상을 담은 작품이다. 그간 이과적 상상력을 가미한 SF에서부터 과학, 미스터리, 범죄 심리, 판타지 등 다양한 요소를 저글링하며 작품을 빚어온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는 ‘AI’라는 소재를 전면에 내세우며 한층 거대하면서도 현실에 밀착된 시의성 있는 이야기를 선보인다.

 ▲상실과 발견

 캐스린 슐츠는 사랑하는 아버지를 떠나보내기 얼마 전, 결혼하게 될 여자와 사랑에 빠졌다. 누구나 언젠가 한 번은 하게 되는 경험, 사별과 만남이라는 경험을 거의 동시에 겪은 것이다. 그러면서 슐츠는 우리의 삶이 온통 상실과 발견으로 빚어져 있다는 걸 깨닫는다. ‘상실과 발견(반비·1만8,500원)’은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나보내고 또 다른 사람들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는 안내서이자, 아주 평범한 경험 속의 빛나는 경이를 발견하는 섬세하고 따뜻한 에세이다. 특유의 따뜻한 시선과 세밀한 관찰력으로 삶의 진신들을 들려준다.

 ▲우리가 본 것 

 네덜란드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 하나 베르부츠의 ‘우리가 본 것(북하우스·1만5,000원)’은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같은 거대 플랫폼 회사의 하청 회사인 ‘헥사’에 소속되어 유해 게시물로 신고된 게시물들을 검토하고 삭제하는 콘텐츠 감수자들의 세계를 속도감 있는 문체로 묘사한다. 우리가 경험하는 온/오프라인 세계의 모호한 경계를 꼬집고, 우리가 세워놓은 도덕적 기준의 약한 근거를 들추는 이 작품은 오늘날 세상을 보는 방식을 결정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다루는 매혹적이고 불안한 소설이다.

▲춤추고 싶은데 집이 너무 좁아서 

박해와 학살 이후에도 삶은 춤춘다. ‘춤추고 싶은데 집이 너무 좁아서(파시클·2만2,000원)’는 ‘세계에서 가장 박해받는 민족’이라는 수식어로만 표면적으로 알려져 있는 ‘로힝야’ 난민 캠프에 위치한 ‘샨티카나’와 그 속의 여성들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다. 책을 기획한 사단법인 아디는 분쟁과 인권 침해가 있는 아시아의 현장을 찾아 피해의 조사·연구·기록을 담당하고 당사자 옹호 활동을 하는 단체이다. 2016년부터 로힝야 난민 캠프에서 현장 조사를 하며 그 안에서도 여성 난민들의 회복에 초점을 맞춰 활동해왔다.

 ▲혼자일 수 없다면 나아갈 수 없다 

 니체는 평생 열네 권의 책을 썼고, 바그너를 비롯한 여러 사람들과 편지를 주고받았다. 편두통과 위통, 우울증으로 고통받는 중에도 10년간 이 나라 저 나라를 떠돌며 매일 글을 썼다. ‘혼자일 수 없다면 나아갈 수 없다(포레스트북스·1만7,500원)’는 그가 남긴 책들과 사후 발견된 편지, 일기, 메모, 미완성 유고 등에서 통찰과 조언을 담은 힘 있고 아름다운 문장들을 모아 엮은 책이다. 남들의 시선과 말에 신경 쓰기를 멈추고, 자기 자신으로 살아갈 준비가 되었는가? 책을 펴는 순간, 당신은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신으로 살아갈 채비를 마친 것이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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