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액 ‘1억원 이상’도 무려 15%
84%가 “부채 돌려막기 한 적 있다”

개인회생을 신청한 청년 10명 중 7명은 ‘생활비 마련’ 때문에 빚을 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84%는 빚을 갚기 위해 ‘부채 돌려막기’를 경험했다.
서울시복지재단 내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는 지난해 개인회생을 신청한 만 29세 이하 청년 137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개인회생을 신청한 청년의 채무액은 4000만~6000만원 미만이 31%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6000만~8000만원(22%), 4000만원 미만(19%) 순이었다. 8000만~1억원 미만, 1억원 이상 고액채무자도 각각 13%, 15%로 집계됐다.
처음 채무가 발생한 원인은 ‘생활비 마련(70%)’이 가장 많았다. 이어 주거비 마련(29%), 과소비(27%), 가족지원(17%), 사기피해(15%)순이었다. 특히 생활비 마련은 전년(59%)보다 늘었으며, 가족지원도 전년(3%)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응답자의 대부분(84%)는 빚을 갚기 위해 ‘부채 돌려막기’를 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갚기 어려울 정도로 채무가 증가한 이유(중복응답)로는 다른 부채 변제(65%)와 높은 이자로 인한 채무증가(38%), 실직·이직 등 소득 공백(31%)이 주요 원인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최초의 빚을 갚지 못해 고율의 이자를 내고 또다른 곳에서 빚을 내는 방식으로 돌려막기를 하다 개인회생신청까지 가고 있는 것이다.
개인회생 신청 청년들은 지난 1년간 정서적 어려움(93%)을 경험했으며, 특히 응답자의 34%는 자살충동을 경험했다. 이들은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도움을 청할 곳이 없다(63%)고 답하기도 했다.
서울시는 금융·재무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이 재기할 수 있도록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 내에 ‘청년동행센터’를 운영 중이다. 이곳을 방문하면 9명의 상주 금융복지상담관이 각종 상담 및 교육 등을 제공한다.
지난 2021년 10월 첫 운영부터 지난달까지 청년동행센터를 방문해 상담을 받은 청년은 5290명에 달한다.
청년동행센터를 방문하면 개인파산·면책, 개인회생 등 채무조정상담 및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또 금융재기지원과 함께 주거·심리 등 복지서비스를 연계받을 수 있다.
정은정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장은 “채무로 고통받는 청년들의 문제를 해결하고 재기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금융복지서비스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