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삼성전자가 올해 반도체(DS) 파운드리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수율(완성품 비율) 확보에 주안점을 둔다. 그간 DS 부진의 주요 요인으로 파운드리가 거론되어 온 만큼 가장 근원적인 부분부터 개선해 나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파운드리 사업에서 시설 투자로 공급 능력을 키우기보다 수율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최근 사업보고서를 통해 "첨단 공정은 중장기 수요 확보가 중요한 만큼 기존 양산 공정의 안정적인 수율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파운드리 사업의 핵심인 미세 공정과 수율 경쟁에서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전략이다. 수율이란 생산된 반도체 중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비율을 뜻한다. 3나노 공정에서 웨이퍼 1장으로 최대 595개의 칩을 만들 수 있다고 가정 시 수율이 80% 대라면 약 475개, 70% 가량 된다면 416개로 나온다.
통상 파운드리 계약 시 웨이퍼 당 가격으로 책정하기 때문에 팹리스 업체 입장에선 수율이 높은 기업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수율이 높을 수록 단가는 낮아져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에서 삼성전자가 앞으로 3나노와 2나노 공정에서 얼마나 수율을 끌어올리느냐에 따라 향후 파운드리 경쟁력을 가름할 것으로 전망된다. TSMC는 지난해 말 최첨단 공정인 2나노 공정 제품 수율이 60%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TSMC의 3나노 공정 수율은 약 80%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삼성전자는 최근에서야 4나노 공정에서 80% 수율을 확보했으며, 2나노의 경우 공정 수율이 20~30%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글로벌 시장 환경도 녹록지 않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파운드리 시장점유율은 TSMC가 67.1%로, 지난 3분기보다 2.4%포인트(P) 상승한 반면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9.1%에서 8.1% 1%P 하락했다.
또 최근 미국 정부가 합작회사 형태로 인텔 파운드리 부문 인수를 TSMC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가 살아남기 위해선 파운드리 나노 및 수율 확보와 AI(인공지능) 기술력을 고도화하는 길이 최선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TSMC가 인텔 파운드리 인수에 대한 입장을 직접 밝히기 이전으로 조금 더 시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도 "삼성전자는 더 이상 밀려날 곳이 없다고 본다. 수율 확보 등 근본적인 경쟁력을 키워나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