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세정책 토대로 경제 살린 레이건 초점
보호무역주의 토대로 한 역대 사례 분석
입지전적인 공화당 인물 되려는 트럼프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광폭 행보가 예고됐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은 역대 대통령 가운데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정책 궤도를 상당부분 닮아가려는 모습이다. 그만큼 한국 정부가 트럼프 1기 행정부의 경험 이외에도 레이건 전 대통령 등 트럼프 당선인의 지향점을 분석,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조언이 이어진다.
◆ "트럼프 2기는 레이건 행정부보다 미국 더 활성화할 것"
미국 자산운용사 ARK 인베스트의 최고경영자(CEO)인 캐시 우드는 최근 트럼프 당선인의 미 대선 승리 이후 투자자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현재 미국의 경제상황을 1980년대 초와 비교했다. 이 시기는 레이건 대통령의 집권 시기였다.
캐시우드 CEO는 "트럼프의 정책이 레이건 혁명 시기보다 더욱 강력하게 미국을 활성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레이건 전 대통령의 정책을 상당부분 닮아갈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측도 나오는 모습이다.
레이건 행정부의 정책을 들여다보면, 경제정책에서는 소득세 및 법인세 인하를 통한 경제 활성화를 하는 등 감세정책이 유명하다. 이와 함께 기업활동을 촉진하기 위한 규제를 철폐한 부분도 높게 평가된다.
당시 레이건 대통령의 세금 감면과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가 결합되면서 미국의 폭발적인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국이 적자에서 벗어나 클린턴 시대의 흑자로 이어질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얘기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역시 법인세, 소득세에 대한 추가 인하 등을 검토하고 있다.
무역정책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모든 수입품에 10~20%의 관세를 부과하는 보편관세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25대 대통령인 윌리엄 매킨리 대통령이 집권했던 정책을 일부 되풀이한다는 평가도 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을 준비하던 시기에 매킨리 전 대통령 시절의 관세 상향 등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찬양한 바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도 보호무역주의를 지향했고 2기 행정부에서도 보편관세를 토대로 중국산 제품에 대한 높은 관세 부과를 예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매킨리 전 대통령은 경제·역사학자로부터 상당한 비판을 받는 인물이기도 하다. 또 세수의 상당부분이 관세였던 당시 미국 재정 구조와 현재 재정구조의 차이가 있는만큼 보호무역주의를 통한 미국의 세수 확보가 클 것이라는 데는 다소 부정적인 평가도 나오긴 한다.
◆ 이시욱 KIEP 원장 "트럼프, 공화당 입지전적 인물 되려 한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를 평가하고 대응하기에 앞서 그의 정책 방향과 유사한 전직 대통령에 대한 트럼프의 생각이 먼저 분석돼야 한다고 말한다.
레이건 전 대통령의 재임 기간은 미국 정치에서 보수적인 재편성과 자주 연관되는 것으로 평가된다. 레이건의 리더십 아래 공화당의 이념은 1980년대 동안 미국 정치의 의제를 주도했고 공화당을 보수적인 단위로 변모켰다는 것이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공화당에서 입지전적인 인물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일부 비난을 받는 인물이지만, 매킨리 전 대통령의 재임 기간은 미국 정치에서 공화당이 지배력을 발휘한 시기의 시작을 알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의 리더십은 공화당이 산업이 발달한 주와 전국에서 수십 년 동안 주로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정치적인 재편성을 이끈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표면적인 경제 전반의 비교 분석보다는 트럼프가 2명의 전직 대통령의 입지를 얻고자 하는 부분을 살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시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역시 "여러 정책과의 비교를 뛰어넘어 매킨리 전 대통령과 레이건 전 대통령은 공화당이 미국 사회에 장기적으로 영향력을 줄 수 있도록 한 중추적인 인물"이라며 "트럼프 역시 경제·외교 등의 정책을 넘어 공화당의 장기 집권의 토대를 다시 만들 인물이 되고자 하는 듯하다"고 평가했다. 트럼프의 새로운 꿈을 읽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경제 정책을 넘어 외교 등 다양한 면에서 전직 대통령의 정책을 평가하고 트럼프 2기 행정부를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biggerthanseou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