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 애플의 '삼성 견제'

2025-03-24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를 떠나 굉장히 좋지 않은 사례인 것 같다.”

애플이 그동안 자사 앱스토어에서 배포하는 '삼성닷컴' 애플리케이션(앱) 내 갤럭시 스마트폰 판매를 막아왔다는 설명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의 말이다. 그는 “애플이 갤럭시 스마트폰 카테고리를 막아둔 것이 위법 행위인지에 대해서는 경제적 효과, 경쟁 제한 효과를 중심으로 판단해야 한다”면서도 그간 애플이 갤럭시 판매를 막아왔다는 것이 쉽게 이해 안 간다는 입장을 밝혔다.

애플의 이같은 판매 제한에 대한 업계 반응도 비슷하다. 세계 1위 사업자에 걸맞지 않은 '좀스러운' 영업 행태라는 비판이 나왔다. 삼성닷컴 내 갤럭시 판매를 허용하더라도 아이폰 이용자 중 얼마나 갤럭시로 넘어가겠냐는 게 국내 단말 유통업계의 주된 의견이다. 실제 앱스토어 삼성닷컴 내 갤럭시 스마트폰 판매량은 미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이 그동안 삼성닷컴 내 갤럭시 판매를 막은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경쟁사의 판매 채널 하나라도 막자는 취지였을 수도, 자사 플랫폼에서 경쟁 제품 노출을 최소화하려는 내부 정책일 수도 있다.

다만 분명한 점은 애플이 그간 국내 소비자 선택을 제한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삼성닷컴 홍보와 신제품 판매 극대화를 위해 앱 결제 프로모션 행사를 연다. 또 자사 TV, 냉장고, 에어컨 등 대형 가전제품과 연계한 프로모션도 심심치 않게 진행한다. 가전제품 할인쿠폰을 사용하기 위해 삼성닷컴에 접속했다, '겸사겸사' 갤럭시 모바일 기기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다 앱 내 할인 쿠폰을 쓰지 못해 낭패를 본 소비자도 분명 존재했을 것이다.

애플은 '자타공인' 세계 최고 기업 중 하나다. 업종과 상관 없이 상당한 영향력을 시장에 미친다.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하거나 경쟁사를 견제하는 방식이 아닌, 제품 혁신과 서비스 품질로 경쟁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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