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햅쌀 확보’ 경쟁 가열…치솟는 가격

2024-10-02

일본에서 올해산 쌀을 확보하려는 산지출하주체 간 경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일부 지역에선 쌀 매입 가격이 전년 대비 70% 가까이 치솟았고 출하농가를 붙잡기 위해 기념품을 제공하는 진풍경도 속출하고 있다.

9월30일 ‘일본농업신문’에 따르면 이바라키현 내 일본농협(JA)은 ‘고시히카리’ 품종 쌀 개산금(쌀을 수매하는 농협이 농가에 지불하는 금액)을 60㎏당 2만5000엔(22만9780원)으로 확정했다. 이바라키현은 도쿄도가 있는 관동지방에 속한 곳으로 대도시 소비시장과 가까운 일본의 주요 쌀 생산지 중 하나다.

해당 매입가는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높은 수준이라는 게 ‘일본농업신문’의 전언이다. 지난해 쌀 개산금이 1만5000엔 내외였던 것과 비교하면 66.7% 높다.

쌀 매입 가격이 급등한 이유는 산지출하주체 간 경쟁이 불붙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단기적으로 많은 이윤을 남기고자 하는 일부 업체들이 재배농가를 대상으로 호가를 올리면서 JA도 개산금을 속속 높인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본 홋카이도농업협동조합연합회(호쿠렌)는 햅쌀 개산금(60㎏ 기준)을 전년 대비 4000엔 인상했지만 최근 매입 경쟁이 심화하면서 10월부터는 3500엔을 추가로 지급하기로 했다.

출하농가에 대한 ‘러브콜’도 잇따르고 있다. 호쿠렌은 JA가 농가에게 쌀을 사들이는 방식이 전국적인 쌀 수급안정에 이바지하고 있다는 점을 설명한 카드를 1만5000장 제작해 부채 등 기념품과 함께 농가에 배포했다.

‘일본농업신문’은 개산금 폭등이 농가로선 단기적으로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쌀산업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산지 개산금 상승은 소비지 쌀값 상승을 불러 ‘자국산 쌀 소비 감소→외국산 쌀 수요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농업신문’은 “현재 가격 상승세가 연중 지속될 것이란 보장이 없는 상황에서 지나치게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면 내년 이후 농가 개산금 결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쌀 수급안정을 위한 JA 계통출하의 중요성을 농가가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하늘 기자 sky@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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