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영유권 분쟁’ 남중국해에 해저 기지 짓는다

2025-02-13

중국 과학자, 학술지에 설계 공개

해저 생태연구·자원개발 지원하며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 강화 목적

중국이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남중국해에 심해 연구 기지를 설치한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인젠핑 중국과학원 남중국해연구소 연구원은 이달 자국 학술지에 발표한 논문에서 중국이 2030년 가동을 목표로 남중국해 해저 2000m에 생태 연구기지를 곧 지을 예정이라면서 기지의 설계 세부 사항을 공개했다.

SCMP는 “심해 우주정거장이라고도 불리는 이 기지는 현재까지 시도된 기술적으로 가장 복잡한 수중설비”라며 “과학자 6명이 최대 한 달 동안 살 수 있다”고 전했다.

해저 기지는 바다 열수 분출구에서 대규모 메탄 하이드레이트(수화물)가 함유된 메탄가스가 분출되는 현상을 연구하는 데 사용된다. 메탄 하이드레이트는 해조류나 플랑크톤 퇴적층이 썩을 때 발생하는 메탄가스가 심해저의 저온고압 환경에서 얼음 형태가 된 것이다. ‘불타는 얼음’이라고 불리며 에너지원으로도 주목받는다.

기지는 지구 맨틀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중국이 자체 설계·건조한 해저시추선 멍샹, 해저 광케이블 등과 함께 중국 해양 인프라의 중심을 형성한다. 중국 연구팀은 “기지는 무인 잠수함, 수상 선박, 해저 관측소와 함께 4각 관측망을 형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중국이 우주에 이어 해저 개발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신호이다. 익명을 요청한 베이징의 한 해양 전문가는 남중국해는 생물학, 지정학, 공학이 융합되는 최전선이 됐다며 “기지 건설이 경쟁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SCMP가 전했다.

중국 연구팀은 해저 기지 설치를 통해 자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로샤릭 잠수함의 2012년 북극 해저 조사가 러시아의 대륙붕 확장 주장을 뒷받침하는 데 활용된 바 있다. 남중국해 해저 기지도 비슷하게 활용하겠다는 의미이다.

SCMP는 “중국 시설의 계획된 위치는 우연히 정해진 것이 아니다”라며 “남중국해에는 700억t의 메탄 하이드레이트와 육상 광산보다 3배 많은 코발트·니켈 같은 희귀 광물 매장지, 극한 환경에서 생존할 수 있는 600여종의 생물이 있다”고 짚었다.

중국은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9개의 선(구단선)을 긋고 해역 90%가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면서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주변국과 마찰을 빚고 있다. 중국은 그동안은 해상에 인공섬을 조성하고 군사 시설로 활용하며 영유권을 주장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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