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기계·선박 개조 반석 올린 정기선…"마스가 순항에도 최선"

2025-10-17

정기선 HD현대(267250)그룹 회장의 승진으로 37년간 이어오던 HD현대의 전문경영인 체제가 막을 내렸다. 오너 3세 경영이 본격화하며 책임경영과 함께 미래 사업 강화 전략이 한층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HD현대그룹은 통상 11월 중순께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지만 올해는 한 달가량 앞당겨 주력 계열사의 합병에 따른 조직 혼선을 줄이고 한미 경제협력의 상징이 된 ‘마스가(MASGA·미국 조선을 다시 위대하게)’ 대응을 강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HD현대그룹 총수에 오른 정 회장은 2009년 현대중공업 대리로 입사한 이후 오너 3세로는 짧지 않은 경영 수업을 거친 뒤 16년 만에 그룹 회장에 오르게 됐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으로 40대 중반에 접어드는 정 회장은 입사 후 미국 유학길에 올라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졸업 이후 글로벌 컨설팅 업체에서 2년간 근무했다. 이후 2013년 현대중공업 경영기획팀 수석부장으로 재입사해 2021년 10월 사장에 올랐다. 이어 2023년 부회장과 이듬해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한 바 있다.

4년 만에 사장에서 회장에 오른 배경에는 정 회장의 경영 능력이 HD현대 안팎에서 입증되며 신뢰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실제 정 회장은 2016년 HD현대마린솔루션 설립을 주도하며 선박 정비 및 개조 부문을 시가총액 11조 원의 계열사로 성장시켰다. 또 2021년에는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작업을 주도해 건설기계 사업을 그룹의 주요 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특히 정 회장은 조선업을 강타한 불황의 현장을 직접 마주하며 체질 개선과 신사업 발굴에 힘쓰며 위기 극복에 앞장서 임직원들의 믿을을 키웠다.

정 회장은 그룹 수장을 맡으면서도 최근 건설경기 침체 등에 실적이 부진한 HD현대사이트솔루션 공동 대표로도 선임돼 구원투수로 나선다. 재계 관계자는 “오너가 실적이 부진한 계열사 대표이사를 겸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임직원들에 큰 동기 부여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HD현대를 이끌며 ‘세일즈맨 신화’를 썼던 권오갑 회장은 명예회장으로 추대됐다.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만큼 주주총회를 끝으로 HD현대 대표이사에서 사임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37년간 이어온 HD현대그룹의 전문경영인 체제는 막을 내렸다.

이와 함께 이번 인사에서는 이상균 HD현대중공업(329180) 사장과 조영철 HD현대사이트솔루션 사장이 각각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금석호 HD현대중공업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해 이상균 부회장과 함께 최대 계열사인 HD현대중 공동 대표에 내정됐으며 경영지원·재경·자산·동반성장 등을 총괄할 예정이다. HD현대중공업에 합병될 HD현대미포의 김형관 사장은 HD한국조선해양(009540)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겨 정 회장과 공동대표를 맡는다. 기존 김성준 대표는 사장으로 승진해 HD현대마린솔루션 대표이사에 내정됐다.

내년 1월 통합되는 HD건설기계 대표에는 문재영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내정됐으며 건설기계 부문 중간지주사인 HD현대사이트솔루션 대표에는 송희준 부사장이 내정됐다. HD현대로보틱스 김완수 대표는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고 주원호 HD현대중공업 부사장은 미포 및 특수선 담당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날 발표된 대표이사 내정자들은 향후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정식 선임될 예정이다.

‘오너 경영 체제’가 확립되면서 정 회장의 책임 경영도 주목받게 됐다. 그간 주력해 온 인공지능(AI), 소형모듈원전(SMR), 수소에너지 등 신성장동력을 더욱 발전시켜 실제 그룹 성장으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 급선무다. 정 회장은 2022년 미국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업 테라파워에 대한 투자 계약을 주도하는 한편 수소연료전지 생산을 위한 'HD하이드로젠'을 설립하며 성장 전략을 새롭게 짜왔다. 아울러 마스가 프로젝트도 본격 가동되는 만큼 미국 조선소 인수 등 HD현대의 조선 사업 지평을 한층 넓혀 나가야 한다.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 간 합병도 순조롭게 마무리해 조선·건설기계·에너지 등 그룹의 3대 주력 사업을 안정화시키고 그룹의 더 높은 도약을 이끌어야 하는 과제도 안게됐다. HD현대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점점 치열해지고, 다변화하는 국내외 경영 환경에서 새로운 리더십으로 새 시대를 개척해나간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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