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엘샘 양산 소식과 함께 개발 돌입
LIG넥스원·한화 부분별 체계개발 맡아
천궁과 차세대 수출품목으로 기대 모아
'한국판 사드'로 불리는 장거리 지대공유도무기(L-SAM·엘샘)가 10여 년 만에 순수 독자기술로 개발됐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LIG넥스원과 한화는 곧바로 이어지는 L-SAM-Ⅱ개발 참여도 예정돼 있다. 업계는 앞서 수출길을 연 천궁보다 고도화된 무기체계인 만큼, K-방산의 차세대 주력 수출 상품으로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엘샘-Ⅱ 시제 업체를 선정하는 체계 개발 공고에 LIG넥스원·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 등 국내 방산 3사가 참여했다. 엘샘-Ⅱ는 기존 엘샘보다 요격 고도가 상향된 고고도 요격탄으로 국방과학연구소(ADD) 주관하에 개발 사업이 진행된다.
엘샘 1호 개발 완료, 내년 양산 돌입
우리 군은 앞서 엘셈 개발 완료를 공식화한 바 있다. 지난달 29일 국방과학연구소(ADD) 대전청사에서 열린 개발 완료 기념행사에서 이건완 국방과학연구소장은 "요격미사일, 장거리 레이다 및 작전통제의 모든 기술적 요소를 독자적으로 완성함으로써, 천궁-Ⅱ에 이어 세계 최고 수준의 미사일 방어체계 개발능력을 재확인한 쾌거"라고 의미를 더했다.
엘샘은 '탄도미사일 종말단계 상층 방어 체계'에 해당한다. 다층적 미사일 방어 능력 구현을 위해 개발된 무기체계로, 기존 미국산 패트리엇(PAC-3)과 국산 천궁-Ⅱ(M-SAM-Ⅱ)보다 높은 고도에서 탄도미사일을 요격해 우리 군의 미사일 방어 범위를 확장하는 전력이다. 2015년부터 1조2000억원을 투입해 개발한 엘샘은 내년부터 양산 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이번 엘샘 개발에는 LIG넥스원·한화시스템·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국내 방산 3사가 직접 참여했다. 양산이 본격화하면 부분별로 생산에 돌입한다. LIG넥스원은 체계종합과 함께 대항공기 유도탄 생산을 담당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대탄도탄 유도탄 체계 개발과 함께 요격 미사일의 개발·제조에 관여하며 발사대 생산을 맡는다.
한화시스템은 엘샘의 다기능 레이다(MFR)를 담당한다. 다기능 레이다는 여러 표적의 탐지, 추적과 항공기 피아식별 등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 장거리에서 날아오는 고고도 탄도탄 및 원거리 항공기, 장거리 순항 미사일까지 대응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엘샘-Ⅱ 개발도 진행...LIG·한화 참전
우리 군은 엘샘-Ⅱ 개발을 위한 절차도 곧바로 돌입한 상황이다. 엘샘-Ⅱ는 기존 엘샘 대비 방어 범위가 3∼4배 확대된 것이 특징이다. 일반 탄도미사일뿐 아니라 탄도 궤적보다 낮은 고도로 활공하는 미사일을 요격하는 기능까지 갖출 예정이다. 기존 앨셈 개발에 참여한 기업이 그대로 절차를 진행하는 만큼 사업 속도가 한층 더 가속화할 것을 군은 기대하고 있다.
업계는 엘샘을 K-방산의 수출 경쟁력을 한층 높일 무기로 평가한다. 이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이라크 등에 수출된 천궁-Ⅱ가 '중동의 미사일 방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어 이들 국가의 관심이 커진 상황이다. 지난 5월에는 UAE 국방·방산 주요 인사들이 경기 평택시 오산 공군작전사령부(공작사)를 방문해 우리 군의 다층 방공시스템을 살펴봤다. UAE는 친이란 성향인 예멘 후티 반군에게 탄도미사일, 무인기 등으로 위협을 받고 있다.
엘샘이 기존 천궁-Ⅱ 시스템과 통합 운용이 가능하고 가격 경쟁력까지 갖췄다는 점에서 여러 중동 국가들이 도입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엘샘은 미국의 사드와 비교해 절반 수준의 가격대를 형성할 것으로 전해진다. 전력화가 본격화되고 수출길이 열리면 기존 천궁 등과 함께 새로운 기대주가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장원준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엘샘의 성공적인 개발은 국내 기업들에 박수를 보낼 만한 일"이라면서 "처음 개발 소식을 접했을 때 반신반의할 만큼 어려운 일을 K-방산이 해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양산이 진행되고 수출길이 열리면 국내 기업들과 우리 군의 기술력을 입증하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장 연구위원은 "천궁-Ⅱ 수출로 현재 인지도를 상당히 끌어올린 상황"이라면서 "차세대 수출 품목을 고민하는 상황에서 천궁-Ⅱ와 연계가 가능한 엘샘이 개발되면서 가장 유망한 수출 품목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우리 군도 그렇고, 기업들도 잡음 없이 수출이 진행될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