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칼럼] 산림재난방지법, 산림보호부터 국민 안전까지 지킨다

지난 7일 발생한 미국 LA 대형 산불은 최근 40년간 캘리포니아주 도시 지역에서 가장 큰 피해로, 산림 등 1만6000여㏊(헥타르)와 주택 1만2000여 채를 태우면서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5월엔 파푸아뉴기니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6개 마을을 덮쳤고, 670여 명이 사망했다. 이러한 재난들은 기후변화로 인해 대형화되고 예측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한국도 산불·산사태 등 산림 재난에 예외가 될 수 없다. 지난 2022년 기록적인 가뭄으로 발생한 울진·삼척 산불은 산림 1만6000여㏊와 주택 250여 채를 태우면서 1864억원의 재산 피해를 냈다. 2023년에는 남부지방 장마철 강수량 역대 최고를 기록하며 내린 집중호우로 경북 예천 등에 산사태가 발생해 1208억원의 재산 피해와 많은 인명 사고가 있었다. 또한 소나무 재선충병으로 인해 지난해 소나무류 90만 그루가 고사했다.

산림 재난은 산림 공간에서 서로 연결돼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산림 병해충이 발생해 많은 나무가 고사하면 죽은 나무는 산불 확산의 연료가 되고, 나무가 죽은 산지의 토양은 물을 흡수하는 능력이 줄어들어 토양 침식과 산사태의 원인이 된다.

이처럼 산림에서 서로 연결고리를 갖고 발생하는 산불·산사태·산림 병해충을 통합 관리해 미리 예방하고 상황에 맞게 빠르게 대응해야 하는 시기에, 지난해 마지막 날 국회에서 ‘산림재난방지법’이 통과됐다. ‘산림재난방지법’은 산림 재난에 통합적·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고, 산림 재난방지의 중점 목표를 ‘산림보호’ 중심에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까지 확장했다.

산림 재난관리의 공간적 적용 범위가 산림에서 산림과 인접한 토지까지 확대됐으며, 효율적인 산림 재난 예방과 대응에 필요한 계획은 산림 재난을 통합해 수립하게 됐다. 산불예방 진화대, 산사태 현장예방단 및 산림병 해충예찰방제단을 ‘산림재난대응단’으로 통합해 규모화하고 효율성을 강화했다.

또한 산불·산사태 등의 위험징후를 24시간 모니터링해 위험 요인이 예측되면 산림청장이 지방자치단체장이나 소방서장에게 주민대피 명령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으며, 산림 또는 산림과 연접한 토지에서 건축 등을 할 때는 사전에 위험성을 검토해 예방조치를 함으로써 안전한 주거환경을 조성하는데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산림재난방지법’이 성공적으로 시행돼 산불·산사태·산림 병해충 등 산림 재난으로부터 더욱 안전한 대한민국이 될 수 있도록 산림 공직자 모두는 상하동욕(上下同欲)의 자세로 끊임없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임상섭 산림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