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캄보디아 등에서 사기와 인신매매 등을 벌인 주범으로 지목된 캄보디아 '프린스그룹'이 한국에서도 계열사 사무실을 운영한 정황이 포착됐다. 올해 5월 한국에서 전시장을 열고 최근까지도 서울에서 갤러리 행사를 한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이와 관련, 정치권에서는 “국내 범죄 커넥션을 찾아내는 일도 소홀히 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실에 따르면 프린스그룹의 부동산 계열사인 '프린스 리얼 이스테이트 그룹'은 홈페이지에 서울 중구 순화동에 한국사무소가 있다고 안내 중이다. 전화번호는 캄보디아 국가 번호를 사용 중이다.
캄보디아 프린스그룹은 부동산·금융·관광 등 다양한 사업을 하는 대형 그룹이다. 식음료와 엔터테인먼트 등 다방면에 발을 뻗치고 있다. 캄보디아 정치권 인맥을 활용하고, 사회공헌 활동 등으로 현지 영향력을 키워왔다. 그러나 가짜 구인광고로 외국인을 유인해 인신매매 및 감금 후 온라인 사기 등 범죄에 동원하는 등 실체가 드러나 최근 미국·영국에 의해 대대적인 제재를 받은 바 있다. 앞서 미국과 영국 정부는 캄보디아를 근거지로 하는 30대 중국계인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과 프린스 그룹을 상대로 146건의 대규모 제재와 함께 21조가 넘는 암호화폐를 압수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서 의원실이 해당 사무실을 찾아가 본 결과, 17층에 위치한 사무실은 공유 오피스로 프린스그룹의 영업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또 전화번호도 통화가 되지 않았다.

홈페이지 안내에 따르면 프린스 리얼 이스테이트 그룹은 지난 5월 한국에서 전시장을 열었다고 홍보했으며, 지난 8월 서울에서 갤러리 행사를 한 것으로 확인된다. 또 2022년에는 캄보디아 한국상공회의소와도 교류를 가졌다고 의원실은 덧붙였다.
서 의원은 프린스그룹의 부동산 계열사가 주로 자금 세탁에 사용된 정황이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비슷한 일을 한 게 아닌지 수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서 의원은 "캄보디아 현지에서 국민을 구조·송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내 범죄 커넥션을 찾아내는 일도 소홀히 해선 안 된다"며 "한국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면 어떤 범죄와 연루돼있을지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캄보디아 경찰은 온라인 사기(스캠) 범죄에 연루돼 구금 돼 있는 한국인 59명을 추방한다고 밝혔다. 한국 경찰은 총 송환 대상 63명 가운데 2명이 이미 귀국한 상태라고 부연했다.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는 이날 한국 국민이 자국에서 숨진 데 대해 심심한 유감과 안타까움을 표하고, 도주 중인 용의자 체포와 캄보디아 내 한국인 보호를 위해 앞으로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마네트 총리는 이날 캄보디아를 방문 중인 김진아 외교부 2차관과 박성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을 포함한 정부합동대응팀을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