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드라이브 거리 400야드 이상을 날린 횟수는 109차례였다. 400야드는 아무리 장타자라고 해도 일반적인 조건에서는 보낼 수 없는 거리다. 하지만 내리막이나 뒤바람의 도움을 받는다면 400야드 이상이 나오기도 한다.
지난 시즌 400야드 이상 초장타가 가장 많이 나온 ‘장타의 천국’인 대회가 있다. 내달 2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하와이 마우이섬 카팔루아 리조트 플랜테이션 코스(파73)에서 2025 PGA 투어 시즌 개막전으로 열릴 ‘더 센트리’다. 400야드 이상 109개 중 절반이 넘는 56개가 더 센트리에서 쏟아졌다. 게다가 지난 시즌 초장타 1위에서 7위까지가 모두 이 대회에서 기록됐다.
뿐만 아니라 샷 링크 시스템이 도입된 2003년 이후 최장타가 바로 작년 더 센트리에서 나왔다. 주인공은 3라운드 7번 홀(파4)에서 477야드를 보낸 맥스 호마(미국)다. 데이비스 러브 3세(미국)가 2004년 같은 코스 18번홀(파5)에서 기록한 476야드를 20년 만에 넘어선 것이다.
당시 7번 홀에는 뒤바람이 강하게 불어 초장타가 속출했는데, 지난 시즌 초장타 1위부터 6위까지가 모두 3라운드 이 홀에서 나왔다. 캐머런 영 470야드, 루카스 글로버 465야드, 테일러 무어 464야드, 해리스 잉글리시 463야드 그리고 사히스 티갈라도 이 홀에서 452야드를 찍었다. 이중 캐머런 영의 470야드는 PGA 투어 역대 최장타 4위 기록이 됐다.
한국 선수도 4명이 400야드 이상을 보냈는데, 모두 더 센트리 대회에서 기록됐다. 안병훈이 434야드를 보냈고 임성재 427야드, 김주형 422야드 그리고 김시우도 405야드를 날렸다.
호마가 이 홀에서 역사적인 기록을 냈지만 정작 당사자는 “오르막 맞바람 속에서 런 없이 기록한 것이라면 정말 자랑스러웠을 것 같다”며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실제로 호마는 최장타 주인공이 될 만한 장타자는 아니다. 지난 시즌 PGA 투어 드라이브 샷 평균 거리가 300.2야드였는데, 호마가 딱 드라이브 거리 공동 100위로 300.2야드를 날렸다. 오히려 드라이브 거리 1위는 평균 322.8야드를 보낸 캐머런 영이었다.
사실 카팔루아 최장타의 주인공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다. 우즈는 2002년 메르세데스 챔피언십이 열린 카팔루아 18번 홀에서 500야드에 2야드 모자란 498야드를 날린 적이 있다. 다만 샷 링크 시스템이 도입되기 전 기록이라 PGA 공식 최장타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지난 시즌 투어 대회 우승자와 페덱스 컵 순위 50위 이내 선수들이 출전하는 이번 시즌 개막전에는 원래 참가하기로 했던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가 출전하지 못한다. 크리스마스 저녁 식사 준비를 하던 셰플러가 깨진 유리 조각에 오른손 손바닥을 찔려 부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비록 셰플러는 출전하지 않지만 작년 초장타 주인공들인 맥스 호마와 캐머런 영이 출사표를 던졌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안병훈, 임성재, 김시우가 출전해 우승을 노린다. 이제 곧 ‘장타의 천국’이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