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저지른 美 남성이 보안관 선거 출마하자…“환영한다” 왜?

2025-10-17

10대 딸을 스토킹하고 성폭행까지 저지르려 한 성폭행범을 살해한 미국의 한 아빠가 지역 보안관 선거에 출마했다고 16일(현지시간) CNN 등이 보도했다.

미국 아칸소주의 에런 스펜서(37)는 지난해 10월 8일, 13세인 자신의 딸을 스토킹한 남성 마이클 포슬러를 살해한 혐의로 2급 살인죄로 기소됐다.

사망한 포슬러는 아동 온라인 스토킹과 성폭행 등 43건의 전과가 있는 아동 성범죄자다. 그는 여러 차례 성범죄를 저질렀음에도 보석금을 내고 석방된 상태였다.

당시 포슬러는 접근 금지 명령을 받았음에도 스펜서 딸에게 접근, 자신의 트럭으로 스펜서의 딸을 유인했다. 침실에서 딸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깨달은 스펜서가 인근을 샅샅이 뒤지던 중 포슬러를 발견했고, 그의 트럭을 자신의 차로 들이받은 후 말다툼을 벌이다 총격을 가했다.

이 사건으로 검찰은 스펜서를 1급 살인 혐의로 예비기소했다. 이후 총기 사용 처벌을 추가해 2급 살인으로 혐의를 낮췄다.

스펜서는 포슬러를 죽인 사실은 인정하지만 시스템이 실패했을 때 딸을 보호하기 위해 행동한 것이라면서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살인의 재판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본 재판은 3월 3일 열릴 예정이다.

이 가운데 스펜서는 1월 26일 시작되는 로노크 카운티 보안관 선거 예비 선거에 공화당 소속으로 출마했다. 이로써 지난해 사건 당시 자신을 체포한 현직 보안관과 함께 예비 선거 후보에 오르게 됐다.

그는 “난 시스템이 실패했을 때 딸을 보호하기 위해 행동했던 아버지”라면서 “법 집행 기관과 법원의 실패를 직접 목격했고 다른 사람들이 같은 실패를 경험하게 좌시할 수 없다”며 자신의 경험을 기반으로 보안관 업무를 수행하고 싶다고 밝혔다.

다만 스펜서가 예비 선거에서 승리해 정식으로 보안관 선거후보에 등록되더라도, 재판에서 살인 혐의로 유죄를 받을 경우 후보자격을 박탈당하게 된다.

한편, 스펜서의 사건은 지난해 큰 화제가 됐다. 살인을 저지르기는 했으나, 딸을 보호하기 위한 행동이었다는 점에서 일부는 그를 '영웅'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그의 기소 취소를 요구하는 청원 페이지가 개설돼 36만명 이상이 서명했으며, 그의 변호 기금 조성 페이지가 열리기도 했다.

이 같은 화제성이 재판 결과에 영향을 미칠 것을 고려해 재판을 맡은 로노크 카운티 판사는 스펜서 가족과 변호인단에게 사건과 관련된 이야기에 대한 함구령을 내리기도 했다. 다만 함구령은 올해 5월 대법원판결에서 기각됐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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