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설탕으로 환산했더니 ‘헉’…무심코 먹은 빵·탄산 위험한 이유

2025-04-14

전국 곳곳이 형형색색의 꽃과 싱그러운 초록 잎으로 생기를 되찾는 봄철은 나들이객이 급증하는 계절이다. 이런 시기에 주의해야 할 것 중 하나가 무심코 먹는 ‘간식’이다. 이동 중에 먹는 초콜릿, 더워진 날씨에 손이 가는 음료 등으로 지나친 당 섭취가 이뤄질 수 있어서다.

14일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이 지난해 10∼12월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음료·간식 등 다소비 식품 91건의 영양성분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제로 음료를 제외한 음료류에 들어 있는 1회 제공량당 당류 평균 함량은 22g으로 나타났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한 1일 당류 권고섭취량의 44%에 달하는 수준이다. WHO는 성인의 1일 당 섭취 권장량을 에너지 섭취량(2000㎉ 기준)의 10% 이하인 50g으로 권장하고 있다.

특히 치킨이나 햄버거 등을 먹을 때 마시게 되는 탄산음료에 함유된 당류는 32g으로 음료 평균보다 더 많다. 시중에 판매하는 각설탕 한 개의 무게가 3g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탄산음료 1개에는 각설탕 11개가 들어가는 셈이다.

초콜릿이 함유된 빵에는 최대 42g의 당류가 들어 있었다. 탄산음료와 함께 초코빵을 먹으면 1일 당류 권고섭취량보다 24g 이상 더 많은 74g의 당류를 섭취하게 된다. 각설탕 약 25개를 먹는 것과 같은 정도다.

또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간식 중에는 나트륨 함량이 높은 것들도 있었다. 이번 조사에 포함된 품목 중에서 나트륨 함량이 제일 높은 식품은 소시지로 1개당 1333㎎의 나트륨이 함유돼 있었다. 이는 WHO 1일 나트륨 권고량 2000㎎의 67% 수준이다.

높은 당류 함량은 편의점 음료만의 문제가 아니다. 시원하고 달콤해 초여름부터 인기인 스무디에는 무려 각설탕 17개 분량의 당류가 들어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이 지난해 4∼6월 중소형 커피·음료 전문점의 스무디 93종을 분석한 결과 한 컵에 들어 있는 당 함량은 평균 52.2g으로 확인됐다.

업체에 따라 더 많은 당류를 넣는 곳도 있었다. 스무디 한 컵의 당 함량이 94.6g인 곳도 있었는데, 이는 무려 각설탕 31.5개 분량이다. 음료 주문 시 당도를 조절할 수 있다면 ‘덜 달게’ 주문하는 것이 건강에 좋다.

박주성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장은 “식품 섭취 전 영양성분을 확인하고, 당과 나트륨을 과잉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편 연구원은 이번 조사에서 당류 함량이 표시 기준을 초과한 4개(캔디류 2건, 빵류 1건, 초콜릿 가공품 1건)의 제품에 대해 관할 기관에 행정처분을 의뢰했다.

권나연 기자 kny0621@nongmin.com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