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은 대전환 시대다. 세계가 급변하고 우리나라도 급변하고 있다. 전 세계가 대량생산과 소비 중심의 고성장 시대에서 저성장 시대로 전환되었고 핵 위협과 식량 위기, 사회 양극화 등 지속 불가능한 사회에 직면하고 있다. 또한 인공지능(AI)이 가져오는 디지털 대전환을 비롯해 인구 변화, 기후 위기 등 삼중전환(Triple Transition)과 함께 노동, 복지, 돌봄, 세대 및 라이프 스타일, 교육 등 거의 모든 분야에 변화의 소용돌이가 몰아치고 있다. 세상이 총체적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인공지능부터 보자. 얼마 전까지 전문가의 영역으로만 여겨지던 인공지능으로 인한 변화가 사람과 업종을 가리지 않고 닥치고 있다. 챗GPT, 제미나이(Gemini) 등이 실생활 속 깊숙이 들어와 있고 인공지능과 친하지 않으면 혁신과 성공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는 환경에 처해 있다. 머지않아 업무 상당수가 AI 에이전트로 대체될 개연성이 높다.
인구 변화 또한 충격적이다. 한국의 경우 국가가 생겨난 이래 처음으로 인구 감소를 경험하고 있다. 2020년을 기점으로 총인구 감소가 시작되었으며 2070년에는 인구의 30% 이상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고령화로 인한 복지와 돌봄 비용의 가파른 상승, 노동력의 감소, 생산성 저하 등 각종 사회경제적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 전북의 경우 1960년대 250만명을 넘었으나 지난해 부터 170만명 대로 주저앉았다. 특히 청년층의 탈(脫) 전북 러시는 심각하다. 현재 14개 시군 중 전주를 제외한 13개 시군이 모두 소멸위험지역이며 전주마저도 5년째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전북자치도의 해체나 다른 지자체와의 통합이 거론될 수 있다.
기후 위기는 전 인류적 위기로 잦은 폭우와 폭염, 가뭄과 지진 등이 일상화 되었다. 또한 바닷물 수온 상승으로 인한 변화 등도 피부로 느끼고 있다. 군산 앞바다에서 오징어, 홍어 등이 대량으로 잡히고 바나나 등 열대과일을 재배하는 농가가 늘었다. 이에 따라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RE100(재생에너지 100%) 등이 새로운 가치 기준으로 부상한지 오래다.
이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단순히 전 지구적 또는 국가적 과제라고 방관할 수는 없다. 국가는 국가대로 대응하되 전북자치도와 같은 지자체도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전환 시대에 걸맞는 리더십이 절실하다. 가령 새만금을 신주단지 모시듯하고 기업 유치만을 외치는 리더십은 이제 바뀌어야 한다. 또 전주·완주 통합의 근거로 인구 100만 도시를 만들겠다고 하는 구호도 너무 식상하다. 대전환 시대에 맞춰 새로운 패러다임의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창의적 사고 틀을 가진 인물이 필요하다.
그런데 과연 이런 큰 흐름을 읽고 선도할 리더십이 있는가가 관건이다. 이제 7개월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는 그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인공지능의 확대로 대표되는 미래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고 인구 감소시대에 맞는 인적 자본 육성과 기업 활용, 역사와 문화예술의 발현 등 전북만의 해답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도민들은 이러한 큰 변화의 흐름에 앞서가기보다 현재에 안주하려는 유혹을 물리치기가 더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를 흔들어 깨우는 선도자(First Mover)가 나올 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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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진 chosj@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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